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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비준안 난항 예견...핵심 열쇠 '대북 제재' 거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2018.09.20./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속도전’을 치루듯이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를 비준해 남·북 관계를 신속하게 회복시키려는 것으로 보이나, 그 걸림돌로 ‘대북제재’가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발효시키기 위한 비준안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 등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욱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24일 9·19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서를 비준한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청구와 남북군사합의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한국당은 전날 문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권한쟁의심판 청구까지 야권 공조를 통해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 제60조 1항에 명시된 헌법적 사안을 대통령 독단으로 결정하는 국정운영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한국당은 당내 법률지원단뿐만 아니라 법률학자들과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문 대통령의 초헌법적이고 독단적 결정에 강력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헌법 60조를 근거로 들어 남북군사합의서를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은 근본적인 법리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북한과 맺은 합의와 약속은 조약의 대상이 아니다.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이라며 문 정부를 비난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불가역적 비핵화는 요원하건만, 불가역적 경협과 안보 무장해제의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는 것이다”라며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 확인된 것은 오히려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유럽 각국의 확고한 비핵화 우선 입장이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여당인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약속, 대북제재 완화 국제여론 환기 등) 남북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최대한 살려나가는 차원에서 비준을 선택한 것으로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판문점 선언의 경우 보수 야당이 작심하고 있는 만큼 장기간 계류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 의원이 언급한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7박 8일 동안 유럽 순방 일정을 소화했다. 순방 기간 중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한반도 평화 추진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고, 나아가 교황의 방북 언급까지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냈다.

다만, 나 의원의 주장처럼 성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동안 북한의 대북제재 완화를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에게 제안했지만 사실상 거절했다. 아셈정상회의 성명에도 북한이 반드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행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최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산림협력회담에서 북측 단장이 ‘외풍에 흔들림없어야 한다’고 말하며 불만을 표출한 것처럼 북측은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때문에 경제협력에 속도가 나지 않는 것에 대해 남측을 압박하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 작업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조치가 조금이라도 풀리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남·북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법적 조치를 마련하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위해 외교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야당의 반발에도 비준 한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대북제재’는 즉 향후 종전선언-비핵화 실질 조치-평화협정으로 가는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성패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북미 정상회담은 연내 이루어지는 것이 불투명한데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올 하반기 릴레이 다자회의에서도 대북제재 완화와 한반도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칠 전망이다.

성유화 정치. 사회부 기자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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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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