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불안요소 고스란히 반영
SUV 등 주력차종 판매 강화

현대차그룹 사옥 / 사진 = 월요신문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올 3분기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 급감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브라질·러시아·인도·터키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 등이 현대차 실적 악화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25일 현대자동차는 서울 본사에서 2018년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3분기 매출 24조4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 경상이익 3623억원, 당기순이익 3060억원의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6% 급감했다. 

실적 악화에 대해 현대차는 ▲시장둔화 ▲환차손 ▲품질비용 증가 ▲월드컵 마케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분기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터키 실물경제 악화 및 경상수지 적자, 브라질 정치의 불확실성, 인도 시장의 소비심리 위축 과 환율 변동 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외부 요인으로 중국과 인도의 자동차 수요가 각각 8.5%, 3.7% 줄었고, 터키의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원화 대비 전년 동기 대비 20.4% 감소했고, 러시아 루블화, 인도 루피화 등 신흥국 통화들 대부분이 약세를 보이는 것 또한 실적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현대차는 ▲터키 내수 판매를 줄이고, 터키 내수 물량을 수출로 전환 ▲브라질의 할부금융상품 강화 ▲인도 시장에서의 SUV차량 판매 확대 ▲북경현대차의 역량강화 및 브랜드 마케팅 집중 등을 통해 판매 모멘텀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품질비용 증가도 3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3분기 미국에서 에어백 제어기 유닛 리콜 비용으로 1000억원을 지출했고, 엔진 결함 사전 감지 시스템(KSDS) 개발 및 장착, 오류 차종 무상점검을 위해 5000억원을 지출했다. 해당 부문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부터 3세대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SUV, 제네시스 등의 출시 및 판매를 강화하는 등 라인업을 다양화 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4분기에도 신흥국의 경제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미국에서의 화재 관련 소송 움직임도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에 대해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인해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SUV, 고급차 등 수요가 증가하는 차급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연구개발 역량 향상과 함께 글로벌 ICT 기업 등과의 협력 또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볼륨 차종의 신차 판매 확대와 시장별 탄력적인 대응을 통해 4분기 판매 증가세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시장에서는 신형 싼타페 판매를 본격화와 투싼 개조차를 출시 등 신형 SUV 중심의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중국시장에서도 성수기인 4분기에 판매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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