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31일 오후 1시 30분 현재 현대일렉트릭 주가가 급락세를 기록 중이다. 장중 주당 4만735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해 4월 분사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인은 부진한 3분기 실적과 암울한 4분기 전망이다. 이날 증권사들은 앞다퉈 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 하향을 결정했다.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어닝쇼크' 수준이란 평가도 내놨다.

정명림 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후 첫 실적이었던 만큼 경영 행보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올 3분기 7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감소가 컸고, 수익성도 악화된 탓이다. 증권사들은 향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수익성과 정체된 수주잔고, 생각보다 더딘 주력 시장 회복 등으로 내년 수익성 개선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다"며 "목표주가를 7만1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년 대비 큰 폭의 매출감소가 나타난 가운데 비경상적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며 "이를 제외하더라도 100억 원대 영업적자가 발생했다는 건 현재 매출수준이 영업이익을 기록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두워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6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 해 설립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사업 전문성 강화와 경영 효율 증대가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달랐다. 현대일렉트릭은 분사 이후 거듭된 실적 부진으로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주 거래처인 조선업 침체, 중동 건설시장 불황 등으로 수주가 줄었고 지난 3월 미국에서 60%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맞으면서 수출길도 막힌 상황이다.

지난 6월 정명림 대표 체제로 바뀌었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심어주지는 못하는 분이기다. 정 대표 역시 변화와 혁신을 담은 장밋빛 청사진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현대일렉트릭은 정 대표 부임 이후 한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유·무급휴직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은 퇴직위로금, 판매보증충당금, 반덤핑 관세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며 적자전환한 것으로 4분기부터는 미국 반덤핑관세 등에 대한 미국 알라바마 법인대응 등 판매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희망퇴직은 8월을 마지막으로 시행하지 않았고 추가모집 계획도 없다"며 "현재까지 무급휴직은 진행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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