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김예진 기자] 반려동물 감시용 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훔쳐본 남성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국내 반려동물 사이트를 해킹해 회원 개인정보를 빼낸 뒤 IP카메라에 접속해 사생활을 훔쳐본 A(45)씨를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그는 ‘혼자 살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여성’을 타깃으로 사생활을 엿보거나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반려동물 사이트 회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던 중 로그 기록을 통해 자신의 IP카메라가 해킹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와 같은 범행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산 IP카메라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을 노려 반려동물 사이트에서 약 1만 2000여개의 회원 개인 정보를 해킹했고 264대에 무단 접속해 사생활을 엿보고 영상을 저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저장한 영상을 유출하거나 개인정보를 판매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직장 또는 가정에 설치된 총 47만 5000여대의 접속 정보를 알아낸 뒤 이 중 4912대에 접속해 성생활 등 사생활이 담긴 영상 2만7328개를 보관한 B씨 등 9명도 함께 입건했다. 이들이 보관한 영상은 총 1.4테라바이트(TB)에 이른다.

한편 현재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모르는 것으로 전해져 IP카메라를 사용하는 여성 이용자들의 불안함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비밀번호를 수시로 변경하는 습관을 들이고 사용하지 않을 때 전원을 끄거나 렌즈를 가리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