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신형 리프'./사진 = 한국닛산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세계 최초 양산형 순수전기차 '리프'를 통해 전기차 시대를 열었던 닛산. '전기차의 대명사'란 타이틀을 거머쥔 닛산이 빠르게 진화하는 전기차 기술 개발에서 뒤처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일 국내에 공개된 2세대 리프가 기대 이하의 성능을 선보여서다.  

디자인은 V 모션 그릴·LED 부메랑 헤드램프 등 닛산의 브랜드를 계승해 호평을 받았지만, 전기차 판매를 좌우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에서 혹평이 쏟아진 것.

이날 한국닛산은 신형 리프가 40kWh 배터리, 신형 인버터 및 고출력 전기 모터로 에너지 효율과 주행 성능을 향상, 1회 충전 주행거리 231km를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허성중 한국닛산 대표는 "신형 리프는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미래 기술적 방향성을 담은 닛산의 기술이 총집약된 모델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새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에 새 기준을 제시하기에는 스펙이 너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델들은 이미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km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GM이 판매하는 쉐보레 '볼트 EV'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3km이고 현대차의 '코나 엘렉트릭'은 405.6km에 달한다. 기아차의 '니로 EV'도 385km다. 이들 차량은 전기차 장거리 주행시대를 불러오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전에 출시된 '쏘울 EV', '아이오닉 일렉트릭', 'SM3 Z.E' 등이 180~210km 수준이다. 이들 모델은 사실상 장거리 주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 i3 94Ah가 208.2km의 주행거리를 지니고 있다.

최고출력도 기대 이하다. 닛산 신형 리프의 최고출력은 110kW(150마력)다. 반면 볼트 EV·코나 일렉트릭·니로 EV 등은 150kW(204마력)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새로운 주행 안전기술로 소개된 닛산의 e페달은 페달 하나로 가속, 감속, 제동이 가능해 회생 제동 시스템 역할을 극대화해 준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 등 최근 전기차 모델에 이미 적용된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닛산은 5000만원 미만 가격부터 신형 닛산을 판매할 계획이다. 공식 출시는 내년 3월 이전이다.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볼트 EV 등도 5000만원 미만에 판매되고 있어 가격경쟁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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