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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프랜차이즈 오너 갑질, 특권의식 버려야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최근 교촌치킨 오너가의 폭행사건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고질병인 ‘갑질’행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점주들과의 상생·사회공헌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기업 이미지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다.

사건인 즉슨 지난 25일 오너 일가의 폭행 영상이 한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가해자는 다름 아닌 교촌치킨 창업자 권원강 회장의 6촌으로 알려진 권순철 상무로 밝혀졌다. 당시 공개된 CCTV 영상엔 직원의 목을 조르고, 간장이 담긴 소스통을 집어 던지는 등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충격을 자아냈다.

영상이 공개된 후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처벌을 요하는 청원글이 빗발쳤고 급기야 불매 운동까지 거론되며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져갔다. 논란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폭행을 가한 당사자는 결국 사과하며 퇴사를 선택했지만 그를 향한 성난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 프랜차이즈 업계 상당수가 본사의 이러한 갑질과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가 무섭게 터져나오는 오너일가의 민낯은 상상을 초월할 뿐 아니라 심지어 볼썽사납기까지 하다. 하지만 피해를 입힌 당사자는 시간이 지나면 버젓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별 문제 없는 듯 떵떵거리며 살아간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앞서 교촌은 물의를 일으킨 권 상무를 지난 2015년 퇴사 처리했지만 이듬해인 2016년 다시 재입사를 통해 임원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이유인 즉, 자숙의 기간을 가진 점에 착안해 복직 허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불난 여론에 또 한번 기름을 부은 격이다. 솜방망이 처벌이 그 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피해가 고스란히 가맹점에게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피해의 주체가 강자가 아닌 약자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 미스터피자 사례만 들춰봐도 알 수 있다. 정우현 MP그룹 전 회장의 폭행 사건 이후 점주들은 ‘매출격감’이라는 쓴맛을 맛봐야했고, 그 중 일부는 생계의 위협까지 감수해야 했다. 반면 당사자는 고작 몇 마디 적어놓은 성의 없는 사과문 읽기에만 급급할 뿐이다. 그뿐인가. 논란 직후에도 지위를 이용한 보복 인사·영업 등을 일삼기 일쑤다. 오너들의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일 것이다.

그간 점주들은 오너리스크에 극심한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음에도 정작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대안이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약자의 눈물을 닦아줄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 대안으로 ‘호식이방지법’을 내년 1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로 인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법안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바다.

‘돈이면 다 된다’는 천박한 특권의식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甲)질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뿌리뽑아야 할 관행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결코 오너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명진 기자 산업 1팀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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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유통. 식음료.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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