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인근 입지…교통 불편 단점
6800여 대가구 입주 중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 사진 = 월요신문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동탄으로 연결되는 도로의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에요. 교통이 좋지 않아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긴 하지만 동탄역이나 용인시청까지 30분정도 걸리구요. 추가 하락은 없을 듯 보이지만 교통이 워낙 좋지 않아 매물로 나온 분양권 처리가 쉽지 않을 듯 합니다.”(한숲시티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4일 저녁 8시 방문한 용인시 처인구 ‘e편한세상 한숲시티’는 다소 한적한 느낌이었다. 입주지정기간을 한달 이상 넘긴 시점이지만 절반 이상의 가구가 불이 꺼져있었고, 상가 역시 대부분 비어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간판을 켜 놓고 영업중인 공인중개사무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완장리 652-1번지 일원)에 위치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지하 2층~지상 29층, 67개 동, 총 6800가구, 전용면적 44~103m² 규모로 조성된 미니 신도시급 대단지다.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여섯 가지 주제를 담은 테마파크를 6개의 단지에 각각 조성했다. 이외에도 ▲생활 편의시설 ▲체육시설 ▲교육시설 ▲상업시설이 모두 단지 내에 지어졌다.

다만 입주율이 낮은 탓인지 단지 내를 이동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 사진 = 월요신문

저녁 늦은 시간 방문한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대림산업측이 밝힌 현 시점 단지 입주율을 70% 수준이다. 이 관계자는 “대림건설 측에서 4100세대 정도 입주했다고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만 실제 입주율과 일치할지에 대해서는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낮은 입주율에 분양권 매매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이날 방문한 3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대부분 분양권 전매, 급매 등 3개 이상의 물량은 쥐고 있었다. 분양을 받은 후 등기를 미루고 잔금을 치르지 않은 가구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권 매매 가격은 당초 분양가격 대비 2500만~3000만원 하락한 수준에 형성됐다. 동일 면적 가구의 전세가격 역시 1억4000만~1억7000만원 수준으로 동탄 지역 대비 현저하게 낮다.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내 상업시설 / 사진 = 월요신문

가장 큰 문제는 입지다. 단지 내 상업시설을 제외하면 반경 10km 이내에는 이렇다 할 상업시설이 없고, 이용할 수 있는 광역교통수단도 없다. 주변 대부분이 아파트 단지와 어울리지 않는 산, 논, 밭 뿐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용인시청과 동탄역까지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서울로 이동하기 위해서 접근해야 하는 화성IC와 흥덕IC 역시 각각 30분 정도 걸린다.

단지 바로 앞 도로는 깔끔하게 완비됐지만 단지를 벗어나 타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왕복 2차선 국도를 사용해야 하고, 공장과 물류센터가 많은 탓에 도로 이용이 어려운 시간대도 있다.

서울로 접근할 수 있는 광역 교통수단은 전혀 없다. 마을버스를 이용해 용인시청(30분 소요)을 경유해야 한다. 

입주시점 이후 이 지났음에도 교통 사정이 개선되지 않았고, 외식·편의시설·학원가 등 상업시설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입주민들의 불편은 더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대림산업측은 향후 2년동안 동탄역과 용인시청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무료 운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교통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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