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다음달 3일까지 기업심사 통한 상폐 여부 결정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3일까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사진=MP그룹 제공.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가 다음 달 초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스터피자가 금융 부채 상환·가맹점과의 상생 행보 등으로 재도약을 꾀할 수 있을지 업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3일까지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기업심사위원회를 꾸린다. 거래소는 지난달 심사위원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MP그룹의 기간 연장 요청으로 위원회 개최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해 7월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 돼 MP그룹의 상장적격성 심사에 착수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거래소는 같은 해 10월 MP그룹 개선기간을 1년 부여했고, 지난달 11일 상장폐지여부 개선기간이 종료됐다.

업계에선 이번 상장폐지 여부에 따라 MP그룹의 운명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상장을 유지하게 되면 자금 상황에 숨통이 트여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반면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기업 이미지 추락은 물론이거니와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겨 사실상 재기가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사업팀 관계자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가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경우 심의일 이후 15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여부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MP그룹 관계자는 “현재 거래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사측에서도 어떠한 처분이 내려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당 사안을 일축했다.

MP그룹은 정 전 회장의 ‘오너 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실적이 대폭 추락했다. 지난 2015년 1103억원이었던 매출이 2016년 970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엔 815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또 영업손실도 2015년 73억원에서 지난해 110억원으로 확대됐다.

전반적인 실적 악화에 폐점률 또한 급증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의 폐점률은 지난 2015년 7.5%에 그쳤던 것이 2016년 13.3%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15.7%로 다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높은 폐점률에 따라 2015년 392개였던 가맹점은 지난해 296개로 줄어들었다.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가맹점 치즈통행세 부과 등의 갑질 논란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MP그룹은 이 같은 최악의 위기상황 해소를 위한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김흥연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새로운 경영진 영입을 통한 경영 쇄신을 꾀하려는 MP그룹의 포부로 해석된다. 실제 김 대표 영입 이후 MP그룹은 지난달 15일 재무구조조정을 통해 금융 부채를 모두 상환한 바 있다. MP그룹은 지난해 9월 말 금융부채가 500여억원에 달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업계에선 김 대표 체제 이후 MP그룹의 경영 상황이 점차 개선되는 행보를 보인다는 평이다.

MP그룹 관계자도 “김 대표 체제 하에 MP그룹은 새로운 변화를 꾀하며 가맹점과의 상생을 통한 경영정상화와 국내 정통 피자 브랜드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며 “오랫동안 외식 분야에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향후 글로벌 브랜드로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그의 영입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실제 김 대표 영입으로 인해 그룹 내 전반적인 면에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것이 김 대표는 가맹사업 분야에서 잔뼈가 꽤 굵은 인물이다.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후 그는 BR코리아 마케팅 매니저를 시작으로 태인유통 사업부장, TS해마로 운영본부장, 스타벅스코리아 총괄 상무 등을 거쳐 CJ푸드빌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러한 김 대표의 지휘아래 현재 MP그룹은 위기상황 해소를 위한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가 제안한 상생 행보에도 본격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평이다. 미스터피자는 지난달 5일 국내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로 가맹점주 중심의 구매협동조합을 설립, 등기를 완료했다. 이는 MP그룹·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간 체결한 상생협약 이후 약 2개월만에 선보인 성과로 김 대표 영입 이후 본사·가맹점주 간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 대표는 미스터피자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가맹점주와의 대화의 장을 마련했을 당시 상생을 통한 부활이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 가족점의 매출 증대를 위한 정책 마련을 최우선적으로 시행 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김 대표의 이러한 포부에도 아직 MP그룹이 넘어야 할 산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MP그룹의 경우 당장 다음달 상장폐지 위기를 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보다 확실한 경영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폐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듯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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