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후폭풍…부당노동 문제 시작으로 조직문화 비판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IBK투자증권>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채용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IBK투자증권이 채용비리 혐의 외에 조직 내부문제가 속속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내부문제 폭로 속에 지난해 12월 취임한 IBK투자증권 김영규 대표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영일 부장검사)는 지난 7일 채용비리 혐의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IBK투자증권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IBK투자증권 채용비리 관련 자료를 전달받아 수사를 진행해왔다.

금융감독원 감사결과 IBK투자증권 직원 2명이 인사비리로 채용됐고 이와 관련해 IBK투자증권 임직원들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채용비리 수사가 본격화되자 IBK투자증권 내부에 쌓여왔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IBK투자증권의 ‘부당노동’을 고발하는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연이어 올라왔다.

지난 8월 이 문제를 처음 폭로한 청원자는 “IBK투자증권이 근무시간 개선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혹사시키고, 밤까지 억지로 야근과 회식은 물론 주말에 행사를 핑계로 직원들을 나오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자는 “집에 아이와 가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갑질을 당하며 안 나갈 당시 다른부서로 망령을 보낸다는지, 인사평가를 나쁘게 하여 승진 취소 및 연봉삭감을 진행한다”면서 “2018년에도 아직도 인권의 자유와 평등을 짓밟는 IBK투자증권을 조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청원자의 주장에 대해 한 달 동안 272명의 네티즌이 동의했고, 일각에서는 IBK투자증권의 내부 문제는 IBK기업은행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는 병폐라는 지적도 나왔다.

청원에 동의한 이들은 “지금의 상황은 회사가 10년에 이르도록 정부투자기관이라는 미명하에 경영진의 정부의 낙하산인사와 기업은행의 자리주기인사의 횡포와 경영진의 야욕과 여과 없이 용비어천가만 불러대는 병폐”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대표님께 묻는다. 증권회사에 와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정말 회사와 직원들을 위한 정책들을 하신다고 생각하느냐”면서 “혹, 본인의 영달을 위해서 노력하지는 않냐”고 반문했다.

또 “올바른 길로 직원들을 이끌어 주시고 그동안 소외되고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던 직원들을 꼭 껴안아 주시기 부탁드린다”며 “현 대표님께서 강조하시는 미래의 회사를 위해 정말 진정으로 다니고 싶은 회사, 자부심에 넘친 회사로 거듭나도록 노력을 경주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기존 조강래 사장과 신성호 사장 재임 시 노조탈퇴 조건으로 인사발령을 자행하고, 전임 노조위원장을 회유하여 본사 편안한 보직으로 발령하는 등 국책금융기관으로는 불가능한 악행을 자행했다”면서 “노조파괴와 탄압에 앞장섰던 P임원과 당시 지점장 및 임원들은 경영진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안락한 보직과 억대연봉대우를 받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현장에 있는 대다수의 직원들은 자괴감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번 기회를 적폐 청산의 기회로 삼아 ‘사람이 우선인 회사’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IBK투자증권의 자체적인 조직문화는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것으로 단기간에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말 선임된 김영규 대표 역시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란 점에서 조직혁신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 대표는 증권업계에서는 드문 은행출신 CEO로 취임 직후 대대적인 임원 교체를 단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부사장을 비롯해 센터장, 전무, 상무 등 임원들의 물갈이가 대폭 진행됐다.

또한 취임 후 자신을 부각시키는 여러 가지 행사를 만들어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몰두하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쌓여간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정부가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지분 83%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당한 ‘1호 증권사’라는 불명예를 안은 김 대표는 채용비리 의혹을 풀어야함과 동시에 수면위로 떠오른 내부문제까지 해결해야 될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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