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종합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8.10.26./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천재’라고 표현한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이 자유한국당 행사에 협의 없이 참여한 것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

손 대표는 12일 오전 울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당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과 아무런 협의도 없었다"라며 "당적과 관련해 바른미래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언주 의원이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에서 강연하면서 한국당 행(行) 이적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 9일 한국당 청년특별위원회 '+청년바람 포럼'에서 한국당행 가능성과 관련해 “새로운 흐름, 새로운 동력이 한국당에서 나오기를 바란다”며 “그런 게 시작이 됐을 때는 함께 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당적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금 상태에서 입당하면 제 자극과 충격이 사라지고 '원 오브 뎀'(여러 명 중 한 명)이 된다"며 "나도 똑같이 한국당에서 대장이 되기 위해 싸우지 않을까 걱정돼 아직 입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당내 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는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르키며 '천재였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정체성이 우파였다고 고백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의원의 한국당행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엄연히 현재 지역구(경기 광명을)를 갖고 있는 이 의원의 이적 가능성은 예민한 사안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다른 당에 여지를 열어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손 대표가 12일 이 의원에게 경고를 가한 것은 그만큼 손 대표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이 투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이 의원의 행보가 이달 중순쯤으로 예정된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 심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는 "아직 거기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손 대표의 이날 작심 발언은 당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을 지향하는 일부와 한국당을 향한 나머지로 갈리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당 조직이 구심력을 잃고 와해되는 것을 막으려는 안간힘이 발휘된 것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은 민주정당으로 이념적 스펙트럼 다양성, 국회의원 개개인 사상, 입장을 존중해왔다”면서도 “지역위원장에 공모한 의원으로서 당 소속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입장, 확고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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