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년째 라면값 동결…소비자 물가 안정 기여

우윳값 인상에 이어 대표적인 서민 음식 라면 역시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는 이번에도 인상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오뚜기 제공.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우윳값 인상에 이어 대표적인 서민 음식 라면 역시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11년째 라면값을 동결해온 기업이 있다. 바로 ‘갓뚜기’로 칭송받는 오뚜기가 그 주인공이다. 그간 오뚜기는 수익 정체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일자리 창출·사회공헌활동 외에 라면값 동결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명 ‘갓뚜기’라 불려왔다.

하지만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여파로 수익성 악화를 겪어온 경쟁 업체들이 하나 둘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며 오뚜기가 11년 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3일 오뚜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가격인상 이후 진라면을 비롯해 스낵면·참깨라면 등 주요 라면의 제품 출고가를 현재까지 동결했다. 본지 확인 결과 이번에도 역시 오뚜기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의 경우 서민식품이란 이미지가 강하기에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에서 이번에도 인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뚜기는 그동안 라면 등의 주요 제품을 타 경쟁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실제 이러한 마케팅으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매출 상승효과도 톡톡히 누려온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몇 년간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2014년 19.3%에서 2015년 24.5%, 2016년 25.6%, 지난해 25.9%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인 농심이 10년 전 7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독점했을 당시와 비교해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셈이다.

아울러 매출액 역시 지난 2015년 1조8831억원에서 2016년 2조107억원, 지난해 2조1262억원으로 집계되며 지속적 상승곡선을 그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 출시한 ‘쇠고기 미역국라면’은 출시 한 달여 만에 500만개를 돌파하며 매출 증대에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는데 젊은 층에게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오뚜기의 이 같은 외형 확대가 라면업계의 낮은 내수시장성·보수적인 소비자 성향 등을 고려했을 시 고무적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라면시장 축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오뚜기 역시 가격인상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산업통계정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라면 시장 매출은 2조976억원으로 전년대비 2.9% 하락했다. 이는 2016년 2조원대 매출로 성장세를 예고했던 라면 시장 성장률이 감소한데 따른 결과다. 이러한 시장 감소의 최대 요인으로는 가정간편식(HMR)시장을 꼽을 수 있다. 최근 HMR시장이 고속성장하며 간편식의 대명사였던 라면시장이 침체 위기에 처한 것이다. 면제품류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오뚜기로선 충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오뚜기에서 차지하는 라면 매출 비중은 약 5000억원 수준으로 매출의 20~25%정도를 차지할 만큼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오뚜기는 라면시장 수익성 감소를 다른 제품들의 가격인상으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오뚜기 관계자는 “알려진 대로 오뚜기에서 면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며 “다만 이로 인한 수익성 감소를 다른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대체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또한 실제 이러한 의문이 들게끔 다른 제품의 가격인상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오뚜기의 경우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한다. 이에 현재 사측에서도 원가절감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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