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제2차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조승래 소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11.12./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입법을 놓고 민주당은 한국당이 로비에 관련 돼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고, 한국당은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고 맞서며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2일 법안심사소위 회의에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일명 '박용진 3법'을 심사했다. 그러나 여야간 의견차의를 여전히 좁히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이에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유한국당을 향해 "(유치원 3법 통과를) 지연시키기 위해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치원 3법은) 유치원의 투명한 회계, 유치원 운영에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주로 방점이 찍혀 있는 건데 이분들은 유치원 측에서 요구하는 재산권 보장을 이야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이같은 갈등을 두고 "로비는 분명 있었다"며 "이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한유총 측의 논리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법이 체계상 문제가 많다, 또는 이 법이 이러이러한 악영향을 낳겠다가 아니라 이 법이 도입되면 절대 나는 할 수 없다고 하는 반대의 축이 있다"면서 "그분들이 바로 한유총 측"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한국당이) 축구 경기로 치면 침대 축구, 시간 끌기, 경기 시간 끌기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민 여론이 잦아들고 국민적인 관심이 좀 사그라지는 걸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까지 받았다"며 "시간이 뒤로 가면 갈수록 국민의 관심은 적어질 수밖에 없고 여론의 관심도 다른 데로 가는 반면 한유총은 똘똘 뭉쳐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법안 처리가 제대로 발목 잡혔다"고 말하면서도 "민주당은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 월요일(19일) 정도에 다시 이야기해서 끝장을 보자고 얘기했다"며 "한국당 의원님들은 책임감을 갖고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홍문종 한국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저희가 12월 초까지 법안을 준비하기 위해서 각계각층 얘기를 듣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대체법안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박용진 3법이 기본적으로 민주당 전 의원이 모두 공동발의하고 이걸 밀어붙이고 있다”며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어진 그런 느낌이라는 것은 민주당 내에서도 약간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가장 중요 쟁점은 사립유치원의 사유재산을 인정할 것이냐”라며 “사립유치원은 사립학교법을 지금 적용하겠다는 건데 그 사립학교법은 시설 사용료를 인정하고 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유재산인 건물과 토지를 공공의 목적, 교육적 목적으로 제공했다는 그 이유 때문에 최소한 투자에 대한 비용조차 회수할 수 없는 그런 그 사립학교법을 적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 얘기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교육위는 다음주 회의를 다시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15일 본회의 처리는 불가능하다. 다음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더라도 1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연내처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여야의 팽팽한 갈등에 더불어민주당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별위원회는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특위는 간담회를 통해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 및 감사확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 및 국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유치원 정상화 3법'을 연합회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남인순 특위 위원장은 "현재 진행되는 정부 정책과 유치원 개혁 방안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남 위원장은 특히 "정부 정책에 있어 현장 소통이나 속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전달받았다"며 "이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를 비롯해 여러 그룹에 간담회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덕선, 아래 한유총)는 결국 1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하는 이날 토론회는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과 박세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발제한 뒤, 최철용 전 강동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사회로 김주일 공인회계사, 장진환 공평.보육교육 실천연대 상임대표, 이경자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공동대표 등이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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