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시작으로 8개사 대출금리 산정체계 등 순차 점검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결정을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8개 카드사 검사에 나선다. 당국은 하나카드를 시작으로 KB국민, 롯데, 삼성, 신한, 현대, 우리, BC카드 등 8개 카드사에 대해 부문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당국이 들여다보는 부문은 2016년 5월에 체결한 불합리한 영업 관행 개선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이행하는지 여부다.

당시 8개 카드사는 채무면제·유예상품(DCDS)의 불완전 판매 쇄신, 불합리한 카드 모집 관행 개선, 대출금리 산정·운영 체계의 합리화, 고객정보 관리 강화 등의 노력을 하겠다고 금감원과 MOU를 맺었다. 협약 내용 가운데 아직 미진하다고 판단한 대출금리 산정·운영 체계의 합리화 부문의 이행 실태를 확인한다.

아울러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카드사의 가계대출 관리 실태도 확인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7%로 제한했다. 올해 말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잔액에 견줘 7%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에 BC카드를 제외한 7개사의 카드론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로 16.7%나 증가했다. 상반기에 많이 늘어난 카드사는 당국의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연말까지는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은 통상적으로 하는 신용카드 불법 모집과 각 사별 특이 현안 등도 점검할 예정이다. 검사 기간은 카드사별로 7영업일이다. 일부 카드사는 검사 기간이 이보다 짧다. 전체 검사 일정은 다음달 21일까지 이어진다.

카드수수료 인하 대책을 앞두고 이해당사자들이 ‘장외 투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검사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금융공동투쟁본부 카드분과는 수수료 인하가 부당하다며 지난 12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맞서 한국마트협회를 비롯해 상인단체 20여개로 구성된 ‘불공정 카드수수료 차별철폐 전국투쟁본부’는 전날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자영업자 1차 총궐기 대회를 열고 카드수수료 인하를 촉구했다.

카드사 이익을 대변하는 여신금융협회도 카드업계의 경영현황과 수수료 현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며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이번 검사는 2016년 MOU 내용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것으로 수수료 인하와는 관련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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