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GKL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외국인전용 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이기우 전 사장이 지난해 해임되는 등 '비리 공기업'이란 오명을 쓴 곳이다. 사업 특성 탓인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도 끊이질 않아, 청렴 윤리문화 선도가 시급하다.
올해 6월 취임한 유태열 GKL 사장 역시 취임 일성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취임 5개월, 유태열號는 달라졌을까. -편집자 주-

그랜드코리아레저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낙하산'이다. GKL 설립 이후 5명의 사장 모두 낙하산 논란을 빚어서다. 이 중 3명은 임기조차 다 채우지 못했다.

1대 박정삼 전 사장은 국가정보원 제2차장 출신이고 2대 권오남 전 사장은 전국중소기업지원센터협의회 회장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3대 류화선 전 사장은 파주 시장 출신, 4대 임병수 전 사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이었다. 5대 이기우 전 사장은 한국카지노관광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냈지만, 청와대 정무수석실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선임 당시 '관피아' 논란을 빚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장 자리를 차지한 6대 유태열 사장 역시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방경찰청장 출신으로 조직관리와 윤리경영 확산을 선도할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그 역시 참여정부 때 2년간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지낸 바 있어서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다만 공식적으로 GKL은 설립 이후 사장 선출 시 공개모집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유태열 사장 취임 전인 올 초에 임명된 임찬규 상임감사 역시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임찬규 감사는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냈고,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등을 역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태열 사장과 임찬규 상임감사 모두 전문성 면에서는 GKL과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GKL의 낙하산 인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오는 26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GKL은 상임이사 4명을 선임할 예정이다.

상임이사 후보명단에는 강성길, 강성욱, 김응태, 송병곤, 윤경훈, 이형호, 황인석씨가 올라와 있다.

GKL측은 "기존 상임이사 4명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연스러운 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며 임원추천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제29조에 의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시에 따르면 후보자 중 강성길씨의 경우 현재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어,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 우려가 있다.

이밖에 강성욱씨는 문화체육관광부 ACC 자문위원을 맡고 있고, 김응태씨는 현재 GKL 기획조정실장이다. 이형호씨는 문체부 홍보기획관을 지냈다. 송병곤씨는 법무법인부산 송무부 실장을 역임한 바 있고, 윤경훈씨는 이랜드그룹홍보실 상무를, 황인석씨는 한라대학교 IPP사업단 교수를 지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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