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체육산업개발, 태권도진흥재단, 대한장애인체육회 오후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의원이 전명규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8.10.23./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국정감사 등이 선동열(55) 야구대표팀 감독을 사퇴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선 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야구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며 "감독직 사퇴를 통해 야구인의 명예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선 감독은 이 기자회견문에서 특히 "어느 국회의원이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이 또한 저의 사퇴 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적었다. 국감 당시 손 의원의 발언을 염두한 것.

그는 "국가대표 감독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으며, 대한체육회 역사상, 국가대표 감독 역사상,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며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그리하여 무분별하게 증인으로 소환되는 사례는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바랐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와 스포츠는 분리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선 감독의 기자회견은 손 의원이 지난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 당시 선 감독을 향한 날선 비판을 했던 것에서 비롯됐다.

손 의원은 지난달 10일 국정감사에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논란과 관련, 선 감독에게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손 의원은 "선 감독 때문에 한 달 동안 관중 20%가 줄었다. 사과하든, 사퇴하든, 두 가지뿐이다"며 몰아붙였고, "이렇게 버티고 우기면 2020년 올림픽까지 감독하기 힘들다"며 선 감독을 압박했다.

특히 그는 국감 당시 선 감독에게 “연봉이 얼마냐” “근무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등 야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질의를 했다며 논란이 됐다. 

국감을 마친 뒤에도 손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로 본 내가 바보였다"며 "우리나라 야구의 앞날이 저런 감독에게 달려있다니요"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손 의원에 대한 비판적인 청원이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인들은 입을 모아 "수십년 넘게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선동열 감독을 그렇게 깔아뭉게도 되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 "아무리 맞는 말이었다고 해도 너무 심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시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논란으로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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