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역량 강화, 포용적 성장의 원동력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파푸아뉴기니 APEC하우스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오전 포트모르즈비 APEC 하우스에서 "포용성 증진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의 공통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26차 APEC 정상회의 발언을 통해 "포용성은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중요하다“며 ”APEC 회원국 간 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기회·호혜적 협력을 보장할 때 우리는 함께 잘살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APEC 정상들이 합의한 '2030 포용적 APEC 공동체 달성'을 언급하며 "나는 앞서서 노력한 국가들의 포용정책과 모범사례가 회원국들 간에 공유되기를 바란다"며 "'포용적 APEC 공동체' 달성을 위한 '포용성 정책 사례집' 제작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원국들이 포용성 증진 정책을 수립하거나, APEC의 협력 프로젝트 발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APEC 미래비전(APEC Post-2020 Vision)' 논의를 시작했다. 여기에서도 '회원국 모두가 함께 잘사는 공동체'라는 포용의 개념이 핵심적인 가치로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은 전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화의 진전이 사회적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시점에 APEC에서 '디지털 미래와 포용적 성장'을 논의하게 되어 뜻깊다"며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국가비전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정부가 추구하는 포용은 포용적 성장, 포용적 사회, 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라며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살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며 성별, 지역, 계층, 연령에 상관없이 국민 단 한 사람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APEC 주제인 '디지털 미래와 포용적 성장'으로 논의점을 연계, 확대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배제하지 않는 포용'은 더욱 중요하다. 디지털 격차가 경제적 격차와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먼저 중소기업의 디지털 혁신 역량을 키워야 한다. 아태지역 기업의 97%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지역 내 포용적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디지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이달 말에 필리핀과 공동으로 'APEC 미래교육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교육비전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올해 'APEC 청년기업가 네트워킹' 프로그램 개최, 내년 '중소기업 빅데이터,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한 APEC 포럼' 개최 계획 등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들을 소개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해 'APEC 인터넷, 디지털 경제 로드맵'에 합의했다. 한국은 의장국이 제안한 '로드맵 이행 매커니즘'을 지지한다"며 "로드맵 이행을 촉진하기 위해 'APEC 디지털 혁신 기금' 창설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 경제주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개도국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기금 창설과 운영에 건설적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한다. 많은 회원국들의 지지와 참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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