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등 돌파구 찾기 분주

국내 및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호황을 누렸던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이 위기에 빠졌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한류 열풍을 등에 업고 아시아 시장 뿐만 아니라 국내 화장품 업체 매출의 근간이 됐던 주요 로드숍 브랜드들이 위기에 빠졌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한 차례 성장세가 꺾인 데 이어 온라인 쇼핑몰 성장, 드럭스토어 성장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매출이 급락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현재 로드숍 브랜드들은 단독매장 규모를 줄이며 온라인과 H&B스토어(헬스앤뷰티)로 유통채널 방향을 바꿔 트렌드를 변화시키며 위기를 돌파할 해결책을 찾는 모습이다.

◆암울한 성적표에 대책 나서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가운데 대표적으로 미샤, 토니모리, 스킨푸드 등이 자리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이 올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발표했다. 우선 미샤와 어퓨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3분익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32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731억원으로 12.1%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사측은 국내 경쟁 심화로 매출이 감소했고 5세대 신규매장 오픈과 기존 매장 리모델링,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등으로 비용이 증가해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이블씨엔씨는 공격적 출점과 매장 리뉴얼을 추진 중이다. 지난 5월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적용하고 연내 40여 개 매장을 새롭게 바꾼다는 계획도 밝혔다. 

토니모리와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등도 적자 행진이다. 

토니모리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에 8억원의 영업손실과 3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가 각각 17억원, 20억원 가량으로 연간 기준 적자가 예상된다.

실제 토니모리는 중국의 사드보복 이전인 지난 2016년 2331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하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200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도 129억원 흑자에서 55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이에 토니모리는 현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세포라나 부츠 등 글로벌 뷰티편집숍 입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킨푸드는 현재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까지 신청했다.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구조조정과 투자유치를 추진해 경영 정상화를 이룬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협력업체 대금 지불과 29억원대의 채무를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계속된 적자 누적으로 부채 통계 434억 1511만원을 기록했다 총 자본 55억원 대비 부채비율은 781%에 달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매출 하락세다. 2015년 2847억원에서 2016년 2618억원, 지난해 2226억원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이들은 비용 절감에 나서기 위해 비효율적인 매장을 줄여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2015년 770개에 달하던 매장을 올해 상반기 680여개까지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中 단체관광 재개 움직임, 일부 기대 

이들은 사드 여파로 인한 매출감소와 올리브영, 롭스 등 헬스&뷰티샵(H&B)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화장품 매출을 좌지우지 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명동 CJ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한 소비자는 “'H&B스토어의 경우 자유롭게 테스트가 가능하고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구입할 수 있어 편하다. 로드숍보다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로드숍들은 내국인보다 직접 구매로 이어지는 외국인관광객 중심으로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드 여파로 예전만큼 중국단체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지 않으면서 로드숍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주요 화장품업체들이 3분기까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위기라는 말은 섣부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커의 귀환' 등 중국 단체관광 재개로 인해 이른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로드숍 브랜드들이 다시 효자 사업으로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점차 부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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