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목표 달성·안정적 일감 확보 절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CI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유가 급등에 맞춰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기대보다 발주 물량이 적었던 것이 문제다. 이에 수주잔고가 각 1개 프로젝트 뿐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수주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 됐다.

22일 현대중공업지주에 따르면 조선 계열사 중 수주 목표를 모두 완료한 업체는 현대삼호중공업(36억 달러, 112%달성)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56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의 91%를 달성했고, 현대미포조선 역시 18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LNG선 등 상선 부문의 수주는 늘어난 반면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는 1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해양사업부의 경우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임단협의 쟁점이 된다는 점에서 일감 확보가 절실하다. 

지난 10월 미국의 석유개발 회사인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으로부터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킹스 키(King’s Quay)’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 목표인 16억 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또 사업의 규모도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설계에 앞서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울산 동구 해양사업부에서의 생산은 2019년 8월로 예정됐다. 미국 멕시코만에 설치되는 원유생산설비를 건조하는 이 계약의 납기일은 오는 2021년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관련 프로젝트의 공사 시기가 내년 하반기로 결정됨에 따라 해양사업부의 가동중단 또한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관계자는 "해양플랜트의 경우 발주처가 특정될 정도로 고객이 적은 반면 수주전에 뛰어드는 업체들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며 "해양사업부의 경우 현재 가동중단에 들어가 있고, 이 부분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는 분기별로 약 700억원의 고정비를 지출해야 하는 등의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수주 잔고 역시 단 1개 프로젝트뿐이다.

2014년 카자흐스탄으로부터 수주한 초대형 원유생산 플랜트(이하 TCO 프로젝트) 이후 수주 실적을 내지 못해서다.

TCO 프로젝트의 경우 총 3조원 규모, 81개 모듈 등 단일 사업 규모로는 최대 수준이지만 내년 3~4분기 이후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통상적으로 1년 이상의 사업 기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현시점에서 수주가 이뤄져야 일감의 부하를 유지할 수 있다.

목표 수주량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까지 수주한 금액은 54.5억 달러로, 연 목표치인 73억 달러의 75% 수준이다. 해양플랜트 1기를 수주할 경우 목표 달성은 물론 일감 또한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에 쉐브론이 발주한 20억 달러 규모 ‘로즈뱅크’ 수주전에서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쉐브론이 관련 사업권의 지분 40%를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에퀴노르에 매각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또 경합 대상인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사의 경우 에퀴노르사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이 있어,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로즈뱅크 사업의 지연으로 노르웨이 시추회사 오드펠 드릴링과의 협상도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드펠의 시추선 사업이 로즈뱅크 프로젝트의 세부 안에 포함돼서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경우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의 수주목표 달성률을 보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부문 수주 잔고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지난 2017년까지 총 4개 프로젝트를 수주했고, 릴라이언스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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