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총파업 돌입…‘노노(勞勞) 갈등’ 해소될까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그룹>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한화손해보험 노조가 오는 30일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한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구 노조와 새 노조의 노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복수노조 체제인 한화손보 노조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화손해보험지부(이하 1노조)와 한화손해보험노동조합(이하 2노조)으로 구성돼있다.

한화손보 노사는 지난 5월부터 무려 16차례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자리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사측의 1% 임금 인상안에 대해 노조 측이 10% 인상안을 요구했고, 사측이 임금인상률을 2%로 재조정했지만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1노조는 지난 16일 총파업 추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오는 30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노조 역시 22일 총파업 등의 쟁의 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여 총파업에 동참한다.

그러나 양측 노조는 ‘교섭대표권’ 문제 및 투표, 총파업 방식 등으로 여전히 갈등을 겪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2노조의 파업결의문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파업이라는 노동자에게 가장 최후의 보루이자 무기를 꺼내들면서 전국의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한다”며 총파업 참여의지를 밝혔다.

이어 1노조를 향해 “1노조가 제대로 교섭하였다면, 그리고 조합원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집중하였다면, 새로운 노동조합을 신설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700여 명에 이르는 조합원들이 모여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 파업을 조합원에게 묻기 전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간부들은 얼마나 스스로를 희생하는 투쟁을 하였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책했다.

2노조를 이끌고 있는 김기범 한화손해보험 노동조합 위원장은 “파업을 같이 하자면서 조합원들 앞에서는 힘을 합치자, 단결하자 외치면서 뒤로는 2노조가 파업을 반대해서 급여를 올릴 수가 없다는 거짓말로 새노조 조합원들 8명을 탈퇴시키고 구노조로 이적 시켰다”면서 “새노조는 파업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적어도 같이 힘 합쳐 싸우자면서 뒤로는 조합원이나 빼가는 짓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새노조는 파업을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왔으며 하나하나 성실하게 절차를 밟아 나가는 중인데 도대체 누구를 위해 왜 이러는 것이냐”며 “도대체 무엇을 믿고 어떻게 단결하고 어떻게 함께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끝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1노조)에 대한 실망이 개선되지 않고 조합원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새노조가 그 역할을 대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는 이번 파업을 통해 ▲기본급 10% 인상 ▲주 35시간 노동시간 쟁취 ▲임금피크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두 노조 모두 총파업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파업에 앞서 갈등을 겪고 있는 양측의 신뢰회복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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