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북방 우리해역(조업자제해역)에서 나포된 어선 S호 이동 경로.2018.11.23./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우리나라 통발어선 S호가 동해 북방 우리해역(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던 중 북한군에 나포됐다 풀려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는 “북한 측에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 밝혔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3일 동해 북방 우리 해역에서 우리어선 에스(S)호가 조업 중에 북한군에게 나포됐다 돌아왔다”고 23일 밝혔다.

해경의 수사 결과게 따르면 지난 11월 2일 84톤 통발어선 S호가 홍게를 조업하기 위해 경북 울진 후포항을 떠났다.

이후 다음날인 3일 정오쯤 북방 조업자제해역에 도착해 보름 전 투망해 놓은 통발어구를 들어올리는 양망 작업을 하고 있었다. 오후 5시 45분쯤 북한군 7~8명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우리 어선에 불법 승선한 뒤 통신기를 차단했다.

이어 북한군은 “누가 여기서 작업하라고 했나”라며 10명의 선장 및 선원을 선실로 격리조치했다. 이들은 우리 어선을 북한 수역 쪽으로 약 8마일 이동하게 했다.

약 2시간 가량 북한 수역 쪽으로 항해하던 중 북한군 1명이 추가 승선해 “남북관계가 화해관계이니 돌아가라”고 하자 북한군은 모두 돌아갔다.

또 지난 15일에도 북한군은 우리 해역을 침범했다. 북한 경비정 1척이 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던 에스호에 접근했다. 이들은 “선장 나가세요”라며 두차례 경고를 보냈다. 이에 에스호는 조업을 중단했고 다음날인 16일 후포항에 입항했다.

에스호 선장A씨는 지난 9일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돌아와 이를 해경에 신고했다. 사건 발생 6일만이다.

해경은 선장에게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고 선장과 선원들의 진술, 어선에 설치된 GPS플로터(위성항법장치) 등을 확인한 결과 에스호가 우리해역에서 조업하다 나포된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은 동해 북방 해역의 순찰을 경비함정 1척을 전진 배치하고 항공순찰은 주 3회로 강화했다. 해양수산부는 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은 위성 위치발신장치를 장착한 경우에만 입어를 허용할 방침이다.

다행히 나포 당시 북한군의 폭행과 협박 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등 관계기관은 북한 당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정전협정 이후 조업자제해역에서 우리 어선이 나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북한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또 우리 어선이 나포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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