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실적 악화에 매각설까지…연임 가능성 불투명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사진=롯데카드>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의 성적표가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는 임기 내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김 대표가 어수선한 그룹 내 분위기까지 더해져 연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대표는 올해로 임기 2년차를 보냈지만 재임기간 동안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카드는 영업이익 776억원, 당기순익은 55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각각 6.2%, 9.2% 하락한 수치다. 여기에 김 대표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당기순익이 469억원으로 전년도 1105억원과 비교해 무려 57.59%가 하락했다.

카드사들이 당국의 잇따른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매각설에 휩싸이는 등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지배구조 전환을 위해선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 처리와 롯데케미칼 편입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어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 지분을 내년 10월까지 해소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을 93.78%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문제는 롯데카드가 실적 부침을 거듭하자 롯데카드를 향한 시장의 반응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최근 지주사 전환을 확정한 우리은행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우리은행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롯데카드의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질 않는 등 외부매각이 힘들어지자 롯데그룹이 내부정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과 관련해서 나오고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아직까지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카드를 제 3자에 매각하고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지주회사 체제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계열사를 활용해 금융계열사를 넘기고 롯데케미칼을 편입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현재 시장에서 롯데카드를 품을 마땅한 인수자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롯데카드 거취를 놓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임기 만료를 앞둔 김 대표의 거취도 조만간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임기간 성적표가 ‘낙제점’에 가까운 김 대표의 거취는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였다. 그간 롯데카드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던 신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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