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남북철도현지공동 조사단이 탄 열차가 북한으로 출발 하고 있다. 2018.11.30./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남북철도 현지 공동조사단을 태운 열차가 30일 오전 9시 5분 파주 도라산역 기합이 잔뜩 들어간 기관사의 외침과 함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을 떠났다.

남측 열차가 북측 철로를 달리는 것은 도라산역과 북한 판문역을 오가던 화물열차가 지난 2008년 11월 28일 운행을 중단한 이후 10년 만이다. 또 동해선 구간을 우리 열차가 운행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남측 기관차 1량과 열차 6량(유조차, 발전차, 객차, 침대차, 침식차, 물차)은 이날 오전 6시39분께 서울역을 출발해, 서울역을 출발한 지 1시간32분만인 오전 8시11분께 도라산역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조사 차량은 개성~신의주 구간을 운행한 뒤 평양으로 내려와 평라선으로 원산으로 이동, 안변역에서 두만강역까지 조사한 뒤 평양을 거쳐 귀환한다. 총 이동구간은 약 2600㎞다. 금강산역~안변역 구간은 북측 요청에 따라 버스로 조사한다.

남북은 이를 시작으로 30일부터 18일간 철도 북측 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를 진행한다.

정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기관사 등 총 28명으로 꾸려진 조사단은 북측 철도성 관계자 등과 함께 6일간 열차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400㎞ 구간을 조사한다. 이후 8~17일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 구간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공동조사는 향후 남북 간 철도 교류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공동조사이기 때문에 우리 측 열차가 북측 구간을 운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북은 열차를 타고 선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북측의 철도 시설과 시스템을 점검하고 실무협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열차는 기관차 1량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제재 면제를 받은 경유 5만5000ℓ가 실린 유조차, 객차 등 총 7량으로 구성됐다. 판문역에 도착한 뒤 우리 기관차는 분리돼 귀환길에 오르며, 이후 북측 기관차가 우리 철도차량 6량을 이끄는 방식으로 공동조사가 진행된다.

경의선 구간 공동조사가 마무리되면 평양으로 이동한 다음 열차는 평라선을 이용해 원산으로 이동하고, 남측 조사단은 육로로 귀환하게 된다. 공동조사 구간 이외의 지역은 노출하지 않겠다는 북측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도라산역에서 열린 열차 환송행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남북 두 정상이 합의한 착공식도 연내에 개최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착실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과도 긴밀하게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앞으로 하나로 이어질 철길을 통해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게 될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도 탄탄해 질 것"이라며 "한반도를 오가는 열차는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실어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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