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민정수석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 개헌안 심의·의결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18.03.26./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2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를 요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3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직원들의 비위 의혹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경질 요구를 받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엄호에 나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취임 100일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문책이나 경질 요구는 야당의 정치적인 행위"라고 일축했다.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사퇴론'이 제기되는 상황임에도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선 긋기에 나선 것.

이 대표와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여러 사람이 있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음주 운전 단속 적발과 경호처 직원의 폭행 사건을 차례로 언급하며 "청와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개인적 일탈"이라며 "늘 새롭게 다잡고 나가야 하는데 이번 사안은 그 사람의 개인 품성도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직원의 단순한 개인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관리자로서의 조 민정수석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공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중'을 가리는 것"이라며 "사안의 크기만큼 관리자가 책임져야 하는데 (이번 일은) 큰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책임을 지기 시작하면 하루에도 몇번씩 사퇴 문제 이야기가 나온다”며 “우리 당에서도 선거법위반이나 불미스러운 일 보도되는 데 그럴 때마다 제가 다 책임질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계속된 관련 질문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니고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봐야한다”며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청와대가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당에서도 그런 우려를 전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전날인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민정수석에게 현명한 처신이 요구되는 때입니다’라는 글에서 “이제 민정수석이 책임질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여겨진다”며 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한 대답으로도 풀이된다.

조 의원은 “(조 수석은) 먼저 사의를 표함으로써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 드리는 게 비서된 자로서 올바른 처신”이라고 말한 뒤 “대부분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특히 이번 일은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훨씬 적절한 경우”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에 조국 수석 엄호에 나섰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조국 수석이 무척 힘들겠지만 흔들리지 말기를 바란다”며 “청와대 내 일련의 직원 잘못에 책임지는 방식은 더욱 엄정한 감독”이라고 주장했다. 조국이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기강을 더욱 바로잡는게 사죄하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그간 인사검증의 일부 헛점은 아쉽지만, 준법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한다”며 “조국 수석 책임론은 대통령 흔들기로 낙마시키면 청와대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거라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민정수석을 흔들지 맙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표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내내 검사 출신 민정수석이 검찰, 경찰, 국정원 등 장악해 전 공직과 수사 및 사법 통제, 국정 농단하며 비리를 감췄던 과거는 잊었나”라며 “(조 수석은) 권력 놓고 정책과 업무에만 전념, 비리 직원 조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조 수석에 힘을 실었다. 박 의원은 3일 “조국 수석은 고심 끝에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을 맡으면서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고 약속했다”며 “인내하며, 묵묵하게, 뚝심있게, 국민의 명령만을 기억하고 잘 따르기 바란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말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수석의 사퇴를 반대하는 ‘조국을 위한 변명’이라는 글을 올렸다. 안 의원은 “조국 사퇴를 요구하는 맨 앞줄에 국정농단 부역자들이 있고 그들은 조국의 사퇴를 촛불 정권의 쇠락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 모든 힘 모아 조국을 퇴진시키려 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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