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감하는 보험설계사…4대보험 적용 시 최대 16만명 인력 감축 전망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내년부터 특수형태근로 종사자(특수고용직)에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이 의무 적용이 시행되는 가운데, 특수고용직의 약 70%를 차지하는 보험설계사 인력이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 인건비 부담을 피하려는 보험사가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손해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12.43%, 생명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는 26.28%가 일자리를 잃었다.

손해보험사 소속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 8월 기준 8만1856명으로 5년 사이 1만1629명(12.43%)이나 줄었다. 지난 2013년 9만3485명에 이르던 손보사 소속 전속설계사 수가 8만명 아래로 떨어질 상황에 처한 것이다.

생명보험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이보다 더하다. 지난 2013년 13만7582명이던 생보사 전속설계사는 지난 8월 기준 10만1424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무려 3만6158명(26.28%)이나 감소했다.

독립보험대리점(GA)과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판매 채널 등의 확대로 보험설계사의 수는 급감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보험설계사의 감소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전문가는 “산재·고용·건강보험 및 국민연금 등 4대보험이 전체 보험설계사에 적용될 경우 보험사들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실적이 저조한 다수 설계자들이 계약 해지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설계사는 임금근로자와 달리 저소득자, 즉 모집계약 수수료가 낮아 기여도가 저조한 인력의 비중이 크다”면서 “이 같은 소득분포를 보이는 설계사 업종에 사회보험이 도입되면 현재 인력구조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연세대 경영학과 이지만 교수는 지난달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보험사와 대리점(GA) 소속 설계사 40만7250명 중 22만4492명의 소득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고용보험만 의무 도입되면 월 173억7000만원, 4대보험이 의무 도입되면 월 1075억7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생길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 대상자 중 지난해 월소득 20만원(대략 연간 모집계약 1건) 이하 설계사는 3만1133명, 50만원 이하는 5만1138명, 100만원 이하는 7만6480명이다. 이를 전체 설계사로 확대하면 6만4957명(20만원 이하 기준)∼15만7438명(100만원 이하 기준)의 인력 감축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말 고용보험위원회를 열어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을 고용보험에 의무 가입시키는 방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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