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국가재조포럼 토론회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인 나경원, 김학용 의원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8.12.10./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 경선이 김학용, 나경원 의원(기호순)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게 돼 ‘계파싸움’의 장이 됐다.

오는 11일 치러질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 김 의원과 나 의원이 지난 9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후 기호추첨을 통해 김학용 의원이 1번, 나경원 의원이 2번을 받았다. 두 후보 외에 원내대표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유기준·김영우 의원은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두 후보의 사퇴에 따라 이른바 '복당파vs친박' 이라는 계파 대리전 양상은 더욱 두각을 나타내게 됐다.

기호 1번의 김학용 의원은 복당파 출신이다. 특히 비박(박근혜)계 좌장 김무성 의원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다. 기호 2번의 나경원 의원은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두드러지지 않아 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계파 구도가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내 계파 구도 표면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두 후보는 차기 원내대표로서 자신이 적임자임을 설득하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비서관, 도의원부터 시작한 '정치 흙수저'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이 점에서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소통을 중시하는 친화력, 이를 바탕으로 한 대여 협상력에 중점을 뒀다.

나 의원은 대중성과 높은 인지도가 가장 큰 강점이다. 이에 따라 당내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당선 시 보수 진영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로서 상징적 의미를 가졌다는 점도 차별화 된 포인트다.

하지만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특히 친박 유기준 의원은 "지금 우리당에선 당이 무너지든 말든, 보수가 분열되든 말든 상대방의 주춧돌을 빼가는 등의 구태정치가 만연하고 있다"고 계파 정치를 지적했다.

4선의 유기준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도 계파정치의 종식과 깨끗한 보수의 부활·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하겠다"며 "만약 이런 노력에도 당의 모습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능력있는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3선의 비박 김영우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어떤 특정 계파의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 의원은 "그 과정에서 아직도 존재하는 계파의 벽도 실감했다"며 "계파갈등으로 치닫는 지금의 원내대표선거 양상을 매우 우려한다. 이런 분위기가 전당대회까지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번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박근혜 복권 운동을 보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지난 9일 방송된 JTBC '썰전'에 출연해 "80% 의지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됐는데 국민들의 기대하고는 정반대로 박근혜 복권 운동과 비슷하게 (한국당) 내부가 돌아간다고 하면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이어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절하는 길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촛불에 데인지 시간이 경과돼서 가야 될 길을 잃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지금 자유한국당에서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는 ‘박근혜 대통령을 껴안고 갈 거냐, 단절할 거냐’"라고 말했다.

한편 러닝메이트로 선출하는 정책위의장 후보로 김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인 김종석 의원으로, 나 의원은 재선의 정용기 의원으로 정했다.

김학용 의원은 김종석 의원 영입 배경으로 "제가 복당파이기 때문에 복당파에선 정책위의장 후보를 내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방위원장 출신이자 30년 정치 내공을 가진 제가 안보를 책임지고, 최고의 경제 전문가인 김종석 의원이 경제를 책임지며 멋진 협업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정용기 의원 영입 배경으로 “민심의 이동을 읽어내고 정책 투쟁이 가능한 현장 겸험이 필요할 때”라며 “정 의원은 민자당 공채 1기 출신으로 대여 투쟁력과 협상력 검증받은 당의 소중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장수 당 대변인을 시작으로 치열하게 싸워온 4선 원내대표와 재선 구청장·재선 의원의 경험을 가진 정책위원장이 만나 경륜과 실력으로 품격있는 투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당은 오는 11일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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