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김대중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18.08.18./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재판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과 김경수 의원이 ‘백의종군’을 자처하자 야당은 “양심없는 잔꾀”라며 힐난에 나섰다.

이른바 '드루킹 사건' 연루에 김경수 경남지사가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지사께서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 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12일 오전 이재명 지사는 친형 강제 입원 등의 혐의로 기소된 것과 관련 "당의 단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당의 단합을 위해 필요할 때까지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원의 의무에만 충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지사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김 지사는 “당의 단합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백의종군을 하면서 당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평당원으로서 성실히 일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에 대해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당 차원의 징계는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백의종군 제안을 받아들이고 이 지사 재판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흰옷을 입고 군대에 복무한다는 뜻인 ‘백의종군’은 계급과 직책을 내려두고 말단으로 써 전투에 참전하겠다는 뜻이다. 즉 이 지사와 김 지사는 자신의 직위를 내려놓고 조사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하지만 김 지사와 이 지사의 '백의종군' 발언에 자유한국당은 "백의종군이라는 말은 아무 때나 쓰는 말이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도지사직을 붙들고 백의종군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벼슬을 내려놓는 것이 백의종군"이라고 설명하며 "이재명, 김경수 지사는 백의종군을 말할 양심이 없다"며 도지사직 사퇴를 주장했다.

바른미래당도 이 지사와 김 지사에 대해 "잔꾀, 잔재주에 불과한 민주당의 백의종군 행렬"이라고 비난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에서 백의종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유상종이라고 했는가. 정치적 고충을 겪을 때마다 응원 메시지를 보낸 두 지사의 백의종군행이 눈물겹다"고 비꼬았다.

특히 그는 "속내를 들여다보면 징계를 피해보려는 목적의 잔꾀,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잔재주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진짜 백의종군을 원하는가"라고 반문하며 "당직 내려놓고 백의종군이 아니라, 도 지사직 내려놓고 백번사죄가 답"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그는 "정부·여당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힌 두 지사는 한가한 말장난이나 할 시간에 자신들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성실히 응해 진실을 규명하는데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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