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의 합산 시가총액 변동./사진=한경연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 기업가치가 상승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지난달 공정위에서 내놓은 대기업집단의 지주회사 전환 이후 대주주 일가 지분을 끌어올렸다는 얘기와 다소 차이가 있다.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개인대주주 뿐만 아니라 일반주주 모두 혜택을 보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보다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연세대 신현한 교수에게 의뢰한 '지주회사 전환과 기업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 이후 기업 가치는 증가했으며, 개인 대주주의 지분가치만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주주의 지분가치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2017년 9월 기준 인적분할로 설립된 일반지주회사 50개 기업쌍(1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전환일 이전과 이후의 기업 가치 변화를 분석한 신 교수는 "최근 자회사 지분 의무 비율 상향 등 지주회사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규제보다는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지배구조 선택 기회가 존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 전환은 개인대주주 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에게도 지분가치 상승을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지주회사 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전과 이후의 개인대주주 및 일반주주가 소유한 지분의 가치 변동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개인대주주의 지분가치가 증가한 기업은 28개이며, 일반 주주의 지분가치가 증가한 기업은 25개로 분석됐다. 

통계적으로 개인대주주와 일반주주의 지분가치 상승폭 차이도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Holding Company)는 주식 소유를 통해 국내 회사 사업을 지배하는 회사로,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이 자산총액의 100분의 50이상인 회사가 대상이다.  

1986년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경제력 집중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명시적으로 금지하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복잡한 출자구조가 대기업집단의 부실과 구조조정의 지연의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1999년부터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2007년에는 정부가 지주회사 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채비율, 지분보유 비율의 하한의무 등을 완화하며 이후 지주회사 전환 사례가 대폭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주회사가 총수 일가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따라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 교수는 "최근 자회사 지분 의무 비율 상향 등 지주회사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규제보다는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지배구조 선택 기회가 존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지주회사는 소유지배구조의 단순화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자회사별로 독립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장점이 있어 이를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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