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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기범 한화손해보험노동조합 위원장, “허탈하고 화가 납니다”‘노노(勞勞)갈등’ 속 임단협 종료…갈등의 핵심은 “어용노조”
김기범 한화손해보험노동조합 위원장.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지난 5월부터 이어져온 한화손해보험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마무리됐다. 사측과 노조, 그리고 복수노조 체제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화손해보험지부(이하 구노조)와 한화손해보험노동조합(이하 새노조) 양 노조간 의견차로 갈등을 겪던 임단협은 구노조가 회사 최종안을 수용하면서 끝이 났다.

구노조와 새노조는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총파업에 모두 동참할 뜻을 밝혔지만, 총파업을 불과 이틀 앞두고 구노조가 사측의 새로운 제안을 수용하면서 총파업이 결렬된 바 있다.

사측은 최종 협상에서 ‘기존 임금인상률 2% 및 일시금 100만원 지급’ 조건에서 일시금 100만원을 더한 조건을 제시했다. 또 노조 측의 ‘비정규직 차별 철회’ 요구에 대해 130명 비정규직 중 50명을 우선 채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구노조는 지난 4일 회사최종안에 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전체 유권자 684명 중 594명(86.8%)이 투표에 참석했으며, 찬성이 71%(422명)를 차지해 사측의 최종안을 수용했다. 반면, 새노조는 사측이 내놓은 최종안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찬반투표에도 불참했다. 또한 구노조의 결정으로 총파업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임단협 종료 및 총파업 결렬과 관련해 한화손해보험의 임단협을 이끌어 온 한화손해보험노동조합(새노조) 김기범 위원장을 만나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았다.

Q1. 구노조 측이 사측의 최종안을 받아들이면서 임단협이 사실상 마무리됐는데, 이에 대한 심경이 어떠신지?

A. 허탈합니다. 구노조는 처음부터 파업할 마음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이미 우리 새노조에게 교섭권을 뺏길 만큼 조합원들의 민심이 떠났다는 것을 저들도 알기에 쇼잉하는 것이라, 추측은 했지만 이렇게 조금도 기대를 벗어나지 않고 또다시 어용의 속성을 드러내니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화가 납니다.

딱 이틀입니다. 파업을 준비하고 현장에 행동지침을 전달해서 파업 당일 노동제공을 거부할 것을 현장 간부들에게 충분히 공감시켜 놓았는데 딱 100만원, 타결금 100만원 더 준다고 파업을 포기합니까? 그 정도의 금액을 더 달라고 할 거였으면 조용히 교섭을 더 진중하게 했으면 되지. 전 조합원들을 혼란스럽게 파업이다 뭐다 들쑤셔놓습니까?

파업을 준비했던 현장의 조합원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도 급여 인상이라는 열망으로 그 불안과 공포를 극복하고 파업참여라는 큰 결심을 했는데...

Q2. 새노조는 최종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참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임단협 교섭의 체결권은 교섭대표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있습니다. 투표는 요식행위에 불과합니다. 반대가 많이 나오더라도 위원장이 도장 찍으면 합의는 효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새노조가 쟁의행위찬반투표에 참여하고 임금 찬반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도장을 찍지 않습니까?

쟁의찬반투표는 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 때문에 파업을 못한다고 선전하더니 왜 우리가 임금 찬반투표를 하지 않았는데도 도장을 찍습니까? 우리는 이미 조합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조합원들이 2% 기본급 인상과 100만원 타결금 정도에는 파업까지 하겠다고 이미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타결금 100만원을 더 준다고 어떻게 지도부가 조합원들에게 또 투표를 하자는 것인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결국 파업하자고 한 것이 쇼였다고 자인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노력이라도 해보고, 투쟁이라도 해보고 정말 안되면, 그래서 이게 최선이구나 하면 그때 조합원들에게 찬반을 물어야지요. 그래서 우리는 새노조 전 조합원들의 뜻은 반대라고 발표도 했으며 구노조에 뜻을 전달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쟁의찬반투표를 같이하고 파업을 같이 하자고 했으면서도 임금은 우리가 공식적으로 반대한다했고, 그 조합원 숫자가 이미 50% 임에도 그 50%의 반대를 무시하고 구노조 조합원들만의 임금 찬반투표를 요식적으로 시행하고 바로 도장을 찍었습니다.

Q3. 복수노조 체제로 인해 오래전부터 노조 간 갈등을 겪고 있는데, 노조 갈등의 핵심이 무엇일까요?

A. 한마디로 말하면 어용노조에 대한 응징이고 항거입니다. 2011년 전 대표이사 시절 두 자리 숫자, 즉 10% 이상의 임금인상을 3년간 세 번하겠다고 약속을 회사에서 했습니다. 그것은 합병 회사였던 과거 제일화재와 신동아화재의 조합원들이 수년간 급여를 동결하고 보너스를 반납하고 구조조정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이 많았으며 최소한 3년 동안 그 정도의 임금인상이 있어야 경쟁사나 금융계열사 수준과 엇비슷해진다는 경영진의 판단이었습니다.

그리고 노조가 통합하기 직전이었던 2011년에는 실제 10% 이상의 임금인상의 약속이 지켜졌는데, 노조가 통합했던 2012년 1월 이후 회사가 급변해서 결국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노동조합에 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5억원의 돈이 지급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조간부들에게 해외여행 명목으로 3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구노조는 발전기금으로 조합원에게 상품권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새로 노조설립하고 구노조가 받던 조합비 기본급의 1.5%에서 낮춰 1%를 걷어서 똑같이 상품권을 지급하여 노동조합을 운영했는데 그러면 상품권을 회사에서 받은 돈으로 지급했다하면 조합비는 어디에다 썼다는 얘기입니까?

그리고 해외여행은 직원들에게 소문이 나고 실체가 폭로되어서 결국 조합원 눈치 봐서 떠나지도 못하고 15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위약금으로 여행사에 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노조 간부들에게 특혜성 인사발령으로 의심되어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었으며 노동조합은 회사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회사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조합원들에게 홍보하니까 많은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계속 탈퇴하였습니다.

그 당시 구노조 위원장이 현재의 구노조 위원장이며, 중간에 위원장도 그 당시 전임집행간부로 지속적으로 회사에 무조건 호응하는 노동조합의 모습에 반대해서 제대로 된 노동조합을 건설하고자 나선 것이 새노조입니다.

Q4. 구노조 측에서 새노조 조합원을 탈퇴시키는 등 조합원 숫자를 둘러싼 갈등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A. 4월 결정된 교섭대표권 결정 과정에서 우리 노동조합이 신고한 숫자는 680명이었고, 구노조는 670명이었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2번에 걸쳐서 우리 새노조가 교섭대표노조임을 공고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구노조에서 이의신청기간에 조합원이 720명이라고 하면서 노동위원회를 통해 교섭권을 뒤집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조합비도 내지 않고 그동안 조합원 범주에 있지도 않았던 노동조합 규약상 의무도 실천하지 않는 서류상의 조합원을 급조하여 교섭권을 강탈한 것입니다.

노동위원회는 아직 교섭권을 다투는 판례가 부족하여 서류 확인만으로 조합원을 인정하여 결국 교섭권이 구노조 차지가 되었는데 그 실체가 이번에 드러난 것입니다. 이번 찬반투표에 구노조는 684명의 조합원이 참여했으며, 우리 새노조는 668명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런데 투표 바로 직전에 파업을 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노동조합을 옮겨 달라며 우리 노조원 특히 외곽 지점에 떨어져서 근무하는 나이 어린 여성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8명을 이적시켰습니다. 이 8명을 숫자에 반영하면 양 노조원은 모두 676명으로 동일하게 됩니다.

또한 투표 직전 한 달 전쯤에 구노조의 위원장 출신 선배이며 현재 부문장을 맡고 있는 임원의 관리와 통제를 받고 있는 부문에서 노조가입을 절대 허용하지 않고 있었던 상담직군 여직원들을 40여명 직군전환을 약속하고 구노조에 가입시킨 사실도 발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직군전환은 아직 합의도 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는데, 해당 부문에서는 PPT자료까지 만들어서 이들에게 마치 합의가 되어 시행되는 것처럼 설명회까지 시행했던 것입니다. 이 인원을 제외하면 구노조 조합원은 676명이 아니라 630여 명 정도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조합원 숫자가 고무줄입니까? 4월에 720명이었다는 조합원이 왜 630여명에 불과합니까?

Q5. 새노조는 회사의 2% 임금 인상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를 표했는데, 새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최종 요구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최초 요구안 10%를 유지했었습니다. 그것이 회사의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회사 설립이후 60여 년간 합병 전 구제일, 구신동아에서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던 주주배당을 3년 연속으로 했습니다. 4년에 걸쳐 지금까지 여태 상상하지 못했던 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뒤쳐져있던 급여체계를 이제야 경쟁사와 그룹의 금융사들과 엇비슷하게라도 만들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10%가 힘들다면 파업기간동안 조합원들의 의사를 물어 수정하는 수정안을 만들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Q6. 구노조로 인해 임단협이 종료가 되고, 총파업도 무산이 됐는데,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A. 결국은 조합원을 더 이상은 장난치지 못할 정도로 100명, 200명 이상의 차이로 벌려놓을 생각입니다. 어용노조에 반대하는 조합원을 더 늘리도록 설득해서 교섭권 확보해서 그동안 못 올렸던 기본급을 대폭 올려놓을 생각입니다.

Q7.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복수노조법이 생겨난 것은 다양한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노동조합이 담아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현장에서는 후발노동조합, 신설노동조합, 소수노동조합은 활동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우리 새노조는 그 어려움을 기적적으로 이겨내고 헤쳐내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숫자가 엇비슷해진 것 뿐 아니라 오히려 실질적으로 조합비를 내고 있는 의무를 다하는 진성 조합원은 역전까지 했습니다. 왜 새노조의 조합원들이 모여들었을까요? 기존의 노동조합이 제대로 활동을 했고 조합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면 절대 불가능한 것입니다.

노동자도 인격체입니다. 사람으로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회사 갑질, 관리자 갑질에서 벗어나서 당당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그동안 고생했지만 이제는 어엿하게 큰 수익을 내는 대기업 노동자로 경쟁사만큼, 계열사의 금융회사들만큼 급여와 복지의 혜택을 받으면서 노동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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