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현대 싱가포르'호 / 사진 = 현대상선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현대상선, SM상선 등 해운사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22년까지 영업적자를 유지할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해운업 고사에 대한 위기도 크다.

14일 현대상선, SM상선 등 국내 선사에 따르면 양사 모두  올 4분기 실적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선 분야에서의 업황 부진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전 각국의 화주들이 수출 물량을 늘리며 각 업체의 물동량은 크게 늘었다. 현대상선은 지난 3분기 총 선복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고, SM상선의 올 1~9월 미주 노선 선복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박 대형화, 글로벌 선사들의 공격적 영업으로 인한 저운임 기조가 선사들의 발목을 잡았다. 물동량의 증가보다 선대의 증가 규모가 컸던 것, 이에 글로벌 선사를 비롯해 현대상선과 SM상선의 경쟁도 심해졌다. 매출을 늘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문제는 저가 수주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 상대 해운사의 부정적 이슈를 활용, 합병을 언급하는 방식의 영업도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의 누적 적자도 커졌다. 현대상선의 경우 2014년부터 지난 3분기가지의 누적 적자를 합하면 1조7545억원에 달한다. 손실분을 모두 포함할 경우 총 적자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삼일회계법인 역시 최근 현대상선 회계 실사보고서에서 영업 적자가 2022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2022년까지 6조3723억원의 자금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추정치도 함께 제시했다.

SM상선도 불안하다. 이에 모기업인 SM그룹은 김칠봉 사장을 ▲SM상선 ▲대한상선 ▲대한해운 등 해운계열 공동 대표로 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 사장이 해운부문 경영 전면을 맏고 각 사업 부문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오형석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을 통해 본격적인 해운산업 지원에 나선 것은 희망적이지만 해운 업황 개선, 선박 대수 확장 등으로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무역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선사들이 모여 있고, 업계에서도 외국에 비교해서 너무 많다는 내부 진단은 내려져 있는 상태”라며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에 합병되는 방식이 아니라면 각 업체의 전략적 경영을 통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조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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