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워너원이 2018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2018 AAA)가 열린 28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라이관린, 옹성우, 박지훈, 이대휘, 배진영, 강다니엘, 윤지성, 하성운, 김재환, 박우진, 황민현. 2018.11.28./사진=뉴시스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아이돌 그룹 극성 팬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승객 360명이 보안 점검을 다시 받는 ‘황당무계’한 사건이 알려져 논란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홍콩 국제공항에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의 출발이 1시간 넘게 지연됐다. 해당 여객기에는 360여명의 승객이 이륙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중국인 3명과 홍콩인 1명 등 승객 4명이 갑자기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승무원들이 사유를 묻자 “급한 일이 있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 비행기에는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 참가한 '워너원 (wanna one)'이 타고 있었던 것. 이들은 아이돌을 보기 위해 퍼스트 클래스(일등석) 2석, 비즈니스 1석, 이코노미 1석 등 비행기 표를 예매한 것이다.

이들은 승무원의 저지에도 아이돌 그룹의 자리에 몰려가 시간을 보내다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억지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규정상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한명의 승객이라도 내리면 다시 보안점검을 해야 한다. 승객이 위험한 물품을 기내에 두고 내렸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몰상식한 행동에 이륙을 기다리던 승객 360여명이 하차해 다시 보안 점검을 받는 소동이 발생했다.

당시 승무원들은 이러한 내용을 전했지만 이들은 결국 비행기에서 내렸다. 또한 항공요금 전액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측은 홍콩 경찰에 이들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으나 “승객들의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4명의 티켓을 환불하고 이륙 지연으로 인한 비용을 홍콩국제공항에 지불하는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항공편을 이용했다는 한 네티즌의 후기가 올라왔다.

네티즌 ‘gett****’ 님은 “이 비행기 탔다가 온갖 수모 다 당했다. 짐 다시 챙겨서 내렸다가 다시 탑승 후 지연까지..” 라면서 “아이돌 팬의 진상 짓도 기가 막히지만 그 전부터 기내가 어수선했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아이돌 그룹 매니저들은 주위 승객들을 모두 팬 취급하면서 과잉반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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