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지현호 기자] SK D&D 주가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주가는 주당발행가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자칫 실권주가 나올 수 있어 유상증자 실패 우려도 고개를 든다. 이 경우 SK D&D가 계획한 부동산개발·풍력발전소 건립·ESS설비 투자 등도 차질을 빚게 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 D&D는 주당 2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1.48% 오른 수치지만, 유상증자를 결정할 당시보다는 크게 내린 금액이다.

SK D&D의 유상증자가 이목을 끄는 이유는 이례적으로 유상증자 결정과 동시에 주당발행가를 2만8600원으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성공적인 증자를 위해 결의 이후 2차례가량 주식 시세를 반영, 청약을 앞두고 주당발행가를 확정한다.

주당발행가를 확정한 시점 이후 주가가 무너질 경우 실권이 발생해 증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청약 시점까지 주가관리가 중요하다.

SK D&D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지난 9월 18일 주가는 3만1200원이었다. 연초 2만원대로 하락했던 주가가 5월 들어 3만원대로 복귀한 이후 꾸준히 3만원선을 오가던 시점이다.

이에 SK D&D는 1개월간 가중산술평균주가(3만1649원), 최근 1주일간 가중산술평균주가(3만1556원), 최근일 가중산술평균주가(3만1994원)의 산술평균값 3만1733원 중 낮은 값(기준주가 3만1733원)에 할인율 10%를 반영해 확정발행가액을 결정했다. 확정금액은 2만8600원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K D&D가 증자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할인율도 타사보다 낮게 책정해서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할인이 적용된 확정발행가액보다 낮다. 지난달 말에는 주당 2만37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쓰기도 했다. 그나마 17일 종가가 전일 대비 1.48% 상승했다는 점에서 청약에 맞춰 2만8000원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은 있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미 확정한 주당발행가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굳이 시장가격보다 더 비싼 값에 신주를 인수할 이유가 없어서다. 이 경우 실권주가 발생하게 돼 납입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유상증자에 실패할 수 있다. 실권주는 주주나 3자에게 배정하거나 기업이 실권주만큼 주식발생을 포기할 수 있다.

SK D&D의 유상증자 청약은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우리사주조합 및 구 주주 청약 후 26일 납입을 끝으로 증자를 마치게 된다. 신주는 454만5500주로 우리사주에 10%(45만4550주)가 우선배정된다. 나머지 90%(409만950주)는 주주 보유주식 1주당 약 0.25주 배정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1300억원)은 내년 차입금 일부상환(240억원), 부동산 개발 관련 토지비(560억원), 풍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초기 개발비(200억원), ESS설비 투자(300억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즉 유상증자에 실패하면 내년 차입금 상환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지장이 불가피해진다.

한편 SK D&D는 유상증자 후 SK가스와 한앤컴퍼니의 공동경영체제로 변경된다. 지분율은 SK가스 26.8%, 한앤컴퍼니 26.8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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