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 입성…항공주 침체·과당경쟁 ‘우려’
지방 공항 노선 수요 지속 전망…성장성 기대도

사진=에어부산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다.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으로 상장에 대한 우려가 가시질 않는 가운데, 신규 노선과 지역 내 안정적인 수요 확보 등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일반투자자에 배정되는 공모 물량은 전체(520만7000주)의 80%(416만5600주)다. 상장을 통한 총 공모 금액은 187억4520만원이다.

앞서 지난 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 결과, 에어부산의 공모가는 3600원으로 확정됐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 밴드 가격(3600~4000원) 선에서도 하단에 위치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다소 위축된 항공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에어부산의 성장 가능성을 본 투자자들의 의견을 고려, 희망 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의 이번 상장은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이다. 그동안 에어부산은 일부 지역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IPO(기업공개)에 고배를 마셨다.

2007년 8월 출범한 에어부산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김해국제공항을 허브로 두고 있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6%를 갖고 있으며 자사주로 5.99%, 부산시가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에어부산의 상장을 두고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현재 국내 항공업계는 중국 관광객 수요 감소를 비롯, 하반기 자연재해 여파로 줄어든 일본 여행객 수요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고유가 흐름은 최근 들어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가 항공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에어부산보다 먼저 상장한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주가도 침체다. 이날 제주항공을 제외한 진에어, 티웨이항공은 모두 전날보다 떨어진 값에 거래를 마쳤다. 제주항공은 전일 대비 0.15% 소폭 오른 3만3050원, 진에어는 0.79% 감소한 1만8900원, 특히 상장 초반 1만1150원에 거래되던 티웨이항공 주가는 7580원(전일 대비 –0.79%)까지 떨어졌다.

업계 전반에 걸친 침체 분위기로 인해 에어부산도 몸값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의 최종 공모가에 대한 주가수익비율(PER)은 5.3배다. 먼저 상장한 LCC 3곳의 PER은 모두 10배 이상이었다.

내년 더 치열해질 업계 경쟁도 상장 흥행의 걸림돌이다. 내년에는 최소 1개 이상의 LCC가 추가로 생겨나는 등 업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정부 제재로 신규 노선 취항 등이 막힌 진에어도 내년 제재 조치 해소가 예상됨에 따라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역항공사인 에어부산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일단 국내 LCC는 수요도가 높은 근거리 노선 운영과 지방 공항 활성화를 통한 국제선 수요 증가 등으로 성장성이 기대된다.

아울러 두바이유,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는 지난 10월 대비 지난달 평균 약 16%가량 감소했으며 중국·일본 노선의 점진적인 회복세도 예상되는 등 항공업계에 호재가 예고된다.

특히 에어부산의 경우 김해공항과 대구공항 등 영남권 시장점유율 1위 항공사로서 지방발 노선의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될 것이라는 평가다. 올 3분기 기준 에어부산의 매출액(4964억원) 중 국제선 비중은 63%를 차지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국내선 7개, 국제선 27개 등 총 34개의 국내외 노선을 운영 중이다. 현재 A321 CEO, A320 CEO 등 두 기종으로 기단 25대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A321 NEO LR 등 신규 기재 도입을 통해 운항 효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부산~싱가폴 노선 운수권을 확보하고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발리 등 수익성이 높은 신규 노선 개척도 준비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4066억원) 대비 22%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303억원으로 전년 동기(258억원) 대비 23% 성장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지속 증가세다. 에어부산은 취항 후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인천 및 호남지역 신규 진출도 추진한다. 신규 PSS(Passenger Service System) 도입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도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부산~인천 내륙 노선 선구축 후 인천 기점 해외노선을 개척할 것”이라며 “호남지역 신 허브공항 진출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상장 후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및 네트워크, 정비 인프라를 비롯해 아시아나IDT의 영업·안전 관련 시스템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으로 인한 조달 금액은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의 LCC 시장점유율이 지속 확대되고 있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에어부산의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김해 신공항 확장시 영남권 1등 항공사로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2022년 매출 1조30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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