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인기에 해외 시장서 '훨훨'
국내 라면시장, 갓뚜기 추격에 대비해야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농심의 해외 사업 실적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인 가운데 국내에선 경쟁사인 오뚜기에 역전을 허용당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이같이 양사 간 판관비 규모·매출실적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주력분야인 라면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농심에 따르면 라면을 앞세워 해외 주요 유통 업체를 적극 공략한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주력 상품인 신라면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현지화에 성공하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올해 해외 사업 매출이 지난해 대비 18% 늘어난 7억6000만달러(약 86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미국·일본 등을 포함한 모든 해외 법인이 올해 최대 실적을 거둔 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주춤했던 중국 사업에도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나라별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중국(2억8000만달러)이 가장 큰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미국(2억2500만달러), 일본(5900만달러), 호주(2100만달러) 순이다. 이런 사업 호조를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주력 제품인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올해 해외에서만 전체 해외 매출의 3분1 수준인 2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차별화 된 맛과 한류 문화 확산 덕분이란 게 농심 측 설명이다.

이러한 호조에 힘입어 농심은 올해 미국 시장 매출이 지난해보다 12%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월마트·코스트코 등의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효력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농심은 지난 2013년 한국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맺었고, 올 6월부터는 월마트 미국 전 점포 4692곳에서 신라면을 판매하고 있다. 신라면의 인기는 농심의 주류 시장 매출도 함께 이끌고 있다. 올해 미국 내 주류 시장 매출은 지난해 대비 34% 증가해 아시안 시장을 앞질렀다. 농심은 신라면을 중심으로 라면 한류 열풍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사업 매출도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사드 여파로 주춤했던 중국 사업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농심은 광군제 하루 동안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시장 타오바오몰에서 일일 평균치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500만위안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25%나 늘어난 수치다. 신라면 등 인기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제품 구성과 대대적인 판촉 프로모션·온라인 마케팅 등이 현지인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실제 중국 온라인 사업은 매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내년 해외 사업 매출 목표를 올해보다 16% 높은 8억8500만 달러로 잡았다. 이를 위해 이달 중 LA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면 국내에선 시장점유율에 있어 다소 저조한 움직임을 보인다. 국내 라면 점유율 2위를 차지한 경쟁사인 오뚜기와의 격차가 줄어들며 올해 처음 농심을 역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오뚜기의 3분기 누적 실적 분석 결과 오뚜기의 매출이 농심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1조6633억원 보다 0.1% 감소한 반면 오뚜기는 1조609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 증가했다.

이는 최근 농심이 주력분야인 라면·스낵 분야에서의 국내 점유율 하락을 겪고 있는 반면 라면값 동결 등을 내세운 오뚜기는 일명 ‘갓뚜기’ 효과를 누리며 농심을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심의 경우 여전히 대표 제품인 신라면을 대체할 히트 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농심이 진행한 가격 인상은 라면시장 점유율에도 분명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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