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이더유니온 기자회견

 

 

[월요신문=김예진 기자] “우리는 화물이 아니고 손님은 귀족이 아닙니다”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고급아파트에서 배달 노동자에게 ‘화물 승강기’ 이용을 강요해 논란이다. 음식 냄새가 난다는 이유다.

이에 20일 라이더유니온 측은 해당 아파트 중앙광장에 모여 “우리는 화물이 아니다”, “우리는 그림자가 아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소속 조합원에 따르면 아파트 측이 사용하게 한 화물 승강기는 관리가 되지 않아 냄새나고 지저분했다. 우리는 사람인데 왜 화물취급하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라이더들은 주민들을 위해 일을 했지만 잠재적 범죄자, 아파트에 냄새를 배게 하는 주범으로 몰려 화물취급을 당했다. 이는 배달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차별대우”라면서 해당 문제에 대해 시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배달 노동자 A씨는 “아파트 측의 일방적인 결정문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를 화물 승강기에 몰아넣었지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라고 말했다.

아울러 “배달노동자 개인은 차별 대우에도 생계유지를 위해 거역할 수 없다. 우리들은 화물이 아니고 입주민들과 똑같은 인간이다. 배달 노동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차별조치들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대행업체 및 음식점들에 해당 아파트에 대한 배달을 중단하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미 배달대행업체인 A는 이 같은 차별대우에 해당 아파트 배달을 금지했다.

배달 대행업체 A는 “음식을 배달하러 가면 보안실에서 개인정보, 상점명 및 방문호수를 기록한 후 고객의 사인이 떨어져야 올라갈 수 있다”며 “심지어 화물 승강기를 이용하게 해 배달 노동자들이 큰 소외감을 느꼈다. 최악의 건물”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파트측은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배달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배달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고려했다"며 "배달음식을 금지하되 부득이하게 배달하게 될 경우 해당 승강기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배달원들이 사용하도록 한 승강기는 직원 및 이사가 사용하는 비상용 승강기”라며 “해당 승강기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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