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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제로페이 ‘첫발’ 내딛어…안착 위해 갈 길 멀다도입 첫 날 소비자·자영업자 모두 시큰둥…결제까지 1분가량 소요
제로페이가 시행된 지난 2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로페이 결제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스마트폰 간편결제를 통해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낮춘 ‘제로페이’가 지난 20일 첫 선을 보였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결제원은 이날 오전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제로페이 이용 확산 결의대회를 열고 제로페이의 공식 출범을 선포하면서 ‘제로페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그러나 제로페이가 야심차게 첫 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심지어 제로페이 가맹점주 및 직원들조차 구체적인 사용방법을 알지 못해 결국 제로페이 결제를 포기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물론 아직까지 도입 초기 단계이자 각종 오류 등을 점검·보완해나가는 시범 도입기간이지만, 제로페이가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해보였다.

제로페이는 매장에 비치된 전용 QR코드를 기존 은행이나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대금이 이체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제로페이가 가능한 은행은 국민·기업·농협 등 20개이며, 간편결제사는 네이버페이·페이코 등 4곳이다. 우선 이날부터 은행 앱 11개와 결제앱 4개에 ‘제로페이’ 메뉴가 추가된다.

구체적인 이용방법으로는 앱에서 제로페이 서비스에 가입한 뒤 은행계좌를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다. 앱을 열고→제로페이 메뉴를 누른 뒤→비밀번호를 입력하고→QR코드를 사진 찍고→결제 금액을 입력한 뒤 확인버튼을 누르면 판매자 쪽에 곧바로 자동이체가 된다.

제로페이로 결제 시 판매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연 매출 8억원 이하는 0%, 8억원 초과∼12억원 이하는 0.3%, 12억원 초과는 0.5%다. 기존 카드결제 수수료보다 0.1∼1.4%포인트 낮다. 소비자 입장에서 제로페이의 최대 혜택은 40% 소득공제율이다. 신용카드(15%)와 현금(30%)의 소득공제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제로페이가 환영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결제 과정이 너무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과정이 번거로운 만큼 제로페이에 손이 가지 않으면 결국 서비스 자체가 외면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휴대전화에서 제로페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켜서 결제를 완료하기까지 약 30초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결제가 제대로 됐는지 주인이 확인하는 데도 10여초가 더 소요된다. 일반 카드나 현금을 썼다면 10초 정도면 끝날 일이 1분 가까이 걸리는 것이다. 물론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캐시백 혜택도 받지 못한다.

지난 20일 중구 한 카페에서 제로페이를 직접 시연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앱을 켠 상태에서 결제를 완료하기까지 약 22초가 걸렸다. 최신형 아이폰 기기를 이용한 박 시장은 결제 비밀번호 입력을 얼굴 인증으로 대체해 시간을 줄였다. 동행한 한 국회의원은 서비스 사용이 어렵다며 두 차례 결제에 실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로페이는 신용카드가 아닌 직불카드와 가까운 개념이라 결제 절차가 다소 불편하고 귀찮을 수 있다”며 “제로페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소상공인의 숫자도 당초 목표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가맹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체적 숫자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현재 66만 서울 소상공 업체 중 2만∼3만곳(약3~4%)만이 제로페이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가맹점 확대를 위해 편의점과 기타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제로페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내년 3월까지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3월 구매자의 스마트폰 앱에 QR코드나 바코드를 생성해 스캔하는 방식을 추가로 도입한다.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 일부 매장에 우선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전체 사업체 10곳 중 8곳(66만개)이 소상공인이며, 카드 가맹업체 90% 이상은 연 매출 8억원 이하의 영세업체”라며 “제로페이를 통해 거의 모든 영세 자영업자가 수수료 부담을 ‘제로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6월 지방선거 공약으로 제로페이 사업을 처음 제시했던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소비자들, 시민들이 가능하면 제로페이를 써주시면 고통받고 힘들어하시는 자영업자에게 큰 힘이 된다”며 “소득공제뿐 아니라 서울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공공시설 할인 등 인센티브가 있다”면서 제로페이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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