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도 의무고용률 절반 이하…진에어 장애인 고용률 ‘바닥’

사진=대한항공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이 최근 3년 연속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업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진그룹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또한 장애인 고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그룹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비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20일) 발표된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대기업집단 소속명단에 삼호, 현대이엔티, 고려개발, 지에스엔텍 등과 함께 3년 연속 포함됐다.

고용부는 국가·자치단체 7개소, 공공기관 19개소, 민간기업 579개소를 포함한 총 605개소의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 및 기업 명단을 공표했다.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민간기업의 경우 대한항공·진에어를 비롯해 포스코건설, 현대파워텍, 지에스엔텍, 케이티엠앤에스, 아시아나항공 등 18개사 34개소가 선정됐다. 이들 기업은 2017년 말 기준 의무고용률(2.9%)의 50%인 1.45% 미만 장애인 고용률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장애인 고용률은 2014년 말 0.76%(141명)에서 2015년 말 0.74%(144명), 2016년 말 0.75(144명), 2017년 말 0.75%(140명)로 제자리걸음이다. 장애인 근로자 수는 2017년 말 들어 더 줄었다.

동일기업 집단 내 진에어 또한 2014년 말 0.27%(2명), 2015년 말 0.1%(1명), 2016년 말 0.22%(3명), 2017년 말 0.2%(3명) 등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 항공사의 장애인 고용 확대 의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장애인 고용률은 2017년 말 기준 1.06%(83명)로 의무고용률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제주항공의 장애인 고용률은 2017년 말 2.6%에서 올해 3.2%로 0.6% 증가했다. 국적항공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월 항공업계 최초로 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모두락’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50여명(중증장애인 40여명 포함)이 모두락을 통해 근무 중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 4월 열린 장애인취업박람회를 통해 총 12명의 장애인을 채용하는 등 장애인 채용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티웨이항공의 장애인 고용률은 0.56%(6명)였다.

고용부는 이번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 공표와 함께 에어부산, 카카오게임즈 등을 장애인 고용 이행지도 우수사례로 꼽았다.

에어부산은 사무보조 업무에 발달장애인을 채용하고, 공단·부산시와 협력해 중증장애인을 스포츠선수로 채용하는 등 고용의무 이행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공표 사전예고시 에어부산의 장애인 고용률은 1.20%였으나 현재 2.09%로 확대됐다.

에어부산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부터 기내식 수저세트를 납품받는 연계고용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명의 연계고용 효과를 인정받았다. 에어부산은 내년 의무고용률 달성을 위해 네일아트 등 신규직무로 채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카카오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링키지랩’에 출자하고 사내 카페를 링키지랩이 운영하도록 위탁, 6명의 중증장애인 고용을 창출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장애인 고용률은 1.15%(사전예고 시)에서 3.96%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 특성상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래서 항공사들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통해 연계고용을 늘리는 형태로 장애인 고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늘어나는 직원 수 만큼 장애인 고용 부담이 늘겠지만 이는 사회적 책임의 문제”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장애인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