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호 발급 중단 등 대외 불확실성↑
모바일 게임 강세…PC FPS 장르 인기

지난달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8' 넷마블 체험 부스 전경/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녹록지 않은 중국 수출 환경과 게임중독 질병 코드화 이슈로 떠들썩한 한해였다.

여전히 모바일 게임이 강세였으며 PC 게임에선 ‘배틀그라운드’ 등 FPS(1인칭슈팅게임) 장르가 유독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하반기 가세하며 또 한 번 시장이 요동쳤다.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는 크게 활력을 띄지 못했다. 다만, 올해 국내 게임 시장은 성장가능성을 재확인한 시기였다. ‘로스트아크’ 등을 통한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잠재 수요와 콘솔 게임 등 플랫폼의 확장, 그리고 내년에는 주요 게임사의 신작이 몰리면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中 판호 발급 중단 지속…게임중독 질병코드화 ‘우려’

게임업계는 지난해 3월부터 중국 판호(영업허가권) 발급이 중단됨에 따라 현지 시장 진출이 올스톱된 상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판호 발급이 필수적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판호 발급 금지와 함께 게임 총량제 등 문화산업 전반에 규제 고삐를 죄고 있다. 현재 3000개 이상의 게임이 중국 시장 판호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는 중국 서비스를 준비하던 펄어비스(검은사막), 넷마블(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리니지 레드나이츠), 웹젠(뮤 IP), 위메이드(미르의 전설 시리즈) 등 다수의 업체들이 현지 시장 진출에 발목이 잡혔다. 장기간 지속된 중국 판호 발급 중단 여파로 국내 게임업계는 속수무책인 한 해를 보냈다.

더욱이 게임업계는 올 하반기 게임중독 질병코드화 이슈로 몸살을 앓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6월 게임중독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면서 세계적으로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5월 세계보건총회에서 논의 후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확정될 경우, 2022년 1월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WHO 방침에 따라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를 두고 현재 학계와 의료계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성장세 지속’…주류는 역시 모바일 게임

올해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이 역시 강세를 이어갔다. 모바일 게임은 스마트폰의 보급화와 편의성을 강점으로 지속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는 인기게임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작품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매출 상위권에는 ‘리니지M’,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검은사막M’, ‘페이트·그랜드 오더’, ‘뮤오리진2’,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올라 있다. 리니지 IP는 올해도 역시 흥행 보증수표로 꼽혔다. 또 연말 업데이트로 ‘서머너즈워’, ‘에픽세븐’ 등도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지난해 6월 출시 후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최고 매출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6월 출시된 넷마블의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은 론칭 첫 주말 이후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2위에 오르는 등 흥행 가도에 올랐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M도 고퀄리티 그래픽을 통해 여전히 유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이 밖에 텐센트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도 올해 5월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지스타에서도 모바일 게임이 주를 이뤘다. 넷마블은 모바일 신작 게임 4종으로 체험부스를 꾸렸으며 넥슨은 지스타에서 PC 3종 및 모바일 11종 등 신작 14종을 출품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88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나날이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다.

◆모바일·콘솔 등 영역 확대…中 진출 기대감

모바일 게임이 주축이지만 PC 게임도 건재하다.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오버워치 등 FPS 장르 게임들은 PC의 고화질·대화면 프레임이 적합한 게임이다. 현재 FPS 장르는 PC 게임 중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RPG가 개발·서비스하는 로스트아크는 PC MMORPG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다. 지난달 출시 후 로스트아크는 흥행 돌풍을 이어가며 PC방 순위 3위에 안착해 있다.

올해는 대형 게임사 대부분이 신작 흥행 부재와 기존 서비스작의 매출 하락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내년 모바일 게임 신작 출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콘솔 게임 시장 공략도 준비 중이다.

올해 이렇다 할 신작이 없던 엔씨소프트는 내년 ‘리니지2M’ 등 모바일 MMORPG 5종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넥슨은 대형 모바일 MMORPG ‘트라하’를 비롯해 내년 10종 이상의 신작을 출시한다. ‘바람의나라’ 등 명작 IP의 귀환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마블도 ‘BTS W’, ‘세븐나이츠2’, ‘A3’ 등 내년 모바일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위메이드는 ‘미르4’, ‘미르M’ 등 미르의 전설 IP 게임으로 내년을 장식한다. 펄어비스도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V’를 내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울러 국내 게임업계의 콘솔 게임 도전은 북미, 유럽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콘솔 게임 시장에서 유럽은 44.9%, 북미는 37.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펍지, 블루홀 등은 배틀그라운드와 ‘테라’ 등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한 콘솔 게임을 출시해 성과를 내고 있다. 펄어비스도 북미·유럽 시장에서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을 곧 내놓는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라인게임즈 등 업체도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콘솔 게임의 경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부터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내년도에는 많은 신작 MMORPG와 함께 게임업계의 플랫폼 경쟁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근 중국이 온라인 게임 판호 발급 업무를 재개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국산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 재개에 이목이 모인다. 정확한 시기는 예단할 수 없지만, 내년 국내 게임업계는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 및 경쟁력을 높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