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해외시장 개척 분주
패션, 사업 다각화 ‘돌파구’

2018년 뷰티·패션업계는 여전히 내수에 ‘울고’ ‘웃고’ 희비가 교차되는 한 해였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2018년 뷰티·패션업계는 여전히 내수에 ‘울고’ ‘웃고’ 희비가 교차되는 한 해였다. 뷰티업계는 지난 2016년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사태 이후 나아질 것 같은 긍정적 전망도 나왔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올해도 빗겨나가지 못했고, 패션업계 역시 불황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장기 불황을 극복하고자 두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영업환경이나 전망이 그리 좋지 못할 것이라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황에도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처럼 두 업계는 현 시장을 지키려 활로를 찾아 각양각색 경쟁을 펼치고 있어 또 다른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뷰티·패션업계의 결산과 전망을 정리했다. 

◆ 위기와 기회 공존

뷰티업계는 사드 사태 이후 혼란 속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를 보냈다. 우선 2000년대 국내 소비자와 중국인 관광객을 기반으로 호황을 누렸던 로드숍 분위기는 침울했다. 

이중 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는 경영악화로 올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신청 후 11일 만에 기업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되기도 했다. 

스킨푸드뿐 아니라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등 국내 대표 로드숍도 올해 상반기 적자를 냈다. 단일 브랜드와 오프라인 채널의 한계에 적극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제약사들도 의약성분의 효용성을 살려 기능성 화장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기존 전통 제약사에서 탈피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나선 게 그 취지라지만 국내 화장품 업계엔 또 다른 위기를 안겨준 셈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크림, 로션 등 기초화장품에서 더 나아가 미백, 메이크업 제품 등으로 출시 제품을 확대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그러나 뷰티업계가 완전한 ‘울상’을 보인 것만은 아니다. 

H&B스토어와 홈쇼핑, 온라인 및 모바일 유통은 급성장세가 지속돼 수익도 올리고 두각을 나타났다. 게다가 국내 화장품 업계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영향력도 상당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이 부각되면서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국내 화장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중국 시장에 균열이 나긴 했지만, 이 외에 동남아, 미국,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영역 확장 움직임이 커지면서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다시금 찾은 모습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에 주목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또한 일본, 미국 등에 이어 프랑스 등 유럽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 과감한 시도 주목

패션업계에서 과거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는 ‘부의 상징’ ‘패셔니스타’ 등의 이미지로 각인됐다면 이제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새로운 것을 원하는 쪽으로 소비자 니즈가 변모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하락도 한몫하면서 이에 맞서 업계는 본연의 길인 의류 중심에서 벗어나 올해 ‘외도’의 길로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뷰티, 홈퍼니싱 등도 신사업에 뛰어 들어 새로운 성장동력에 힘쓰고 있어 주목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온라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식품, 유통, 방송, 화장품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및 투자 관련 다양한 행보를 이어나가며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에 오규식 사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기존 패션업에서 벗어난 LF 체질 변화의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은 인사로 알려졌다.  

LF는 식품 사업에 뛰어들며 지난해 유럽 식자재 전문기업 ‘구르메 F&B 코리아’를 인수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그라네파스텔’, 체코 화장품 브랜드 ‘보타니쿠스’ 등의 사업권도 획득해 화장품 사업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LF가 부동산금융시장에 뛰어든 것도 주목된다. 부동산 자산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했다. 부동산 금융업 분야의 선도 기업인 코람코자산신탁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가 목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패션 사업 비중을 줄이고 화장품 사업에 열을 내고 있다. 지난 4월 계열사인 비디비치를 흡수합병한 뒤 론칭 5년 만에 연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1,200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연주의 한방화장품 브랜드 ‘연작’도 출시부터 입소문을 타며 순항 중이다. 

실제 국내 패션업계 1위인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코오롱 FnC의 경우 패션사업에만 몰두했지만 앞선 기업들과 달리 실적은 부진했다. 새로운 인사 체계로 내년 사업 신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예전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이들도 업계가 선택한 ‘외도’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처럼 두 업계는 각자의 환경에 맞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유통 채널 변화에 힘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에 연연하지 않고 트렌드 흐름에 따라 막혔던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돈이 모이는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들 업계는 특히 최근 온라인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또 한 번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소비자의 발길이 온라인몰로 집중되면서 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결국 패션·뷰티 기업들이 내년 업계 위기설에서 벗어나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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