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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경제계 반기 든 까닭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한 직후 기자브리핑에서 "노동시간 간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사정과 최근 시작된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개선 논의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 범위의 기업에 대해서는 계도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계도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사진= 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 시급 산정기준에 대한 수정안을 내놨다. 주휴시간을 포함하되, 약정휴일은 산정기준에서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인건비가 늘어난다는 경영계의 반발을 고려하면서 '주휴시간 포함'이라는 큰 틀의 개편 방향은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계도 시점도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달 31일로 끝나는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 처벌 유예기간(계도기간)을 내년 3월31일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24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수정안을 논의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한 직후 기자브리핑에서 "노동시간 간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사정과 최근 시작된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개선 논의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 범위의 기업에 대해서는 계도시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계도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계도기간을 연장하는 이유에 대해 이 장관은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는 주 최대 52시간 근로시간제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일부 기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으며, 특히 현행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짧은 단위기간으로 인한 문제에 대해 경사노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기업에는 즉각적인 단속이나 처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약정휴일수당과 시간을 소정근로의 대가와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은 올해 10월 대법원 판례를 추가 반영해 약정휴일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시급 산정 방식에서 모두 제외하는 것으로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약정휴일은 노사 합의로 근무를 하지 않는 시간에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장관은 "토요일을 약정휴일로 유급 처리하는 일부 기업의 경우 시간급 환산 시 적용하는 시간이 243시간이나 되는데 이러한 일부 기업의 관행이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보장을 위한 최저임금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에 약정휴일과 관련해서 최저임금 시급 산정을 위한 시간과 임금에서 모두 제외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이같은 방침을 마련했지만 정작 경영하는 기업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약정휴일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기준 시간(분모)에서 뺄 뿐 아니라 약정휴일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임금(분자)에서 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크게 최저임금과 비교하는 가상 시급은 달라지지 않는다는게 업계 측 설명이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경영계 입장을 대변해왔던 경제인총연합회 (이하 경총)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5개월간 경영계가 한결같이 반대해 온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수정 논의된 것에 대해 경영계는 크게 낙담하고 억울한 심경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경총은 입장문에서 “국무회의에서 노조의 힘이 강한 대기업에만 존재하는 약정유급휴일과 관련한 수당(분자)와 해당시간(분모)을 동시에 제외하기로 한 건, 고용부의 기존 입장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경영계 입장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기업의 최저임금 수준을 고의로 낮게 평가하기 위해 실제 근로 제공이 없는 ‘가상의 유급휴일시간’까지 분모에 포함하는 30년 된 고용부의 자체 산정지침에 대해 대법원이 일관되게 실효(失效) 판결을 내리고 있다”면서 "정부가 행정지침을 대법원 판결에 맞추어 시정하는 게 정도(正道)임에도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런 실체적 진실을 정면 외면하고 불합리한 기업 단속 잣대를 고집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총 뿐만 아니라 대한상의도 공식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 시급 산정시 약정휴일시간과 약정휴일수당을 함께 제외한 것은 타당치 않다"고 비판 입장을 내비쳤다. 

대한상의는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대한상의는 입장문에서“최저임금제도의 목적에 비춰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약정휴일 시간과 수당을 함께 제외한 것(시행령 수정안)은 타당하지 않다”며 “실제 지급받는 모든 임금(분자)을 대법원 판결대로 실제 근로한 시간(분모)으로 나눠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 역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경련은 "정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최저임금 산정 근로시간에서 법정유급휴일 시간을 포함시키고 있다"며 "이는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29.1%나 인상됨으로써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나 영세,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경제 현실과 선진국에 거의 없는 주휴수당, 불합리한 임금체계 및 최저임금 산정방식, 한계선상에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경련은 "최저임금 관련 사항은 국민의 권리, 의무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이므로, 다양한 의견 청취와 면밀한 검토를 통해 국회에서 입법으로 다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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