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ARPU 등 무선 수익 감소 지속
5G 상용화 ‘첫발’ 성과…내년 성장발판 준비

(왼쪽부터) SK텔레콤 을지로 본사, KT 광화문 지사,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올해 국내 통신업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에 따른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무선 수익 감소는 3분기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한 데이터 요금제 개편으로 통신업계 ‘출혈 경쟁’이 가속화됐다.

‘속도’ 하면 대한민국답게 올해 통신 3사는 세계 첫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닻도 올렸다. 단말 상용화까지 3개월 남은 상황에서, 3사는 킬러콘텐츠 확보에 여념이 없다.

더욱이 올해는 연말 갑작스러운 통신구 화재로 네트워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안전한 통신환경 구축이 통신 3사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수익성 악화 지속…요금제 경쟁 ‘치열’

통신 3사는 올해가 유독 ‘보릿고개’로 꼽히는 해다. 지난해 9월부터 적용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취약계층 요금 감면 등 요인으로 무선 사업 매출이 지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정할인 가입자 증가 효과는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3사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는 지난해 4분기부터 계속 내리막이다. SK텔레콤의 3분기 기준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3만2075원, KT는 6.5% 줄어든 3만2372원, LG유플러스는 9.5% 감소한 3만1965원이다.

SK텔레콤의 3분기 무선 사업 매출은 2조4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KT의 무선 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1조6574억원이다. LG유플러스의 무선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3% 줄어든 1조332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통신 3사의 IPTV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통신 3사는 올해 데이터 요금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출혈 경쟁에 불씨를 지폈다. 지난 2월 LG유플러스의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시작으로 5월엔 KT의 데이터 ‘ON’ 요금제, 7월엔 SK텔레콤이 ‘T플랜’을 내놨다.

전반적으로 기존 요금 대비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고가 요금 구간에서 속도·용량 제한을 두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결합 혜택과 데이터 나눠쓰기도 포함돼 있다. 당시 타사보다 요금제 개편이 늦은 SK텔레콤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4조원 붓는다…세계 최초 ‘5G’ 상용화

올해 통신업계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업적을 이뤘다. 통신 3사는 지난달 5G 상용화 공동 개시에 합의한 뒤 이달 1일 5G 첫 전파 송출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6월 진행된 5G 주파수 경매에서 SK텔레콤·KT는 나란히 3.5㎓ 대역 최대폭(100㎒폭)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는 접전 대역인 3.5㎓에서 매물로 나온 280㎒ 중 나머지 80㎒폭을 낙찰 받았다.

2단계 위치 경매까지 합한 3.5㎓ 대역의 최종 낙찰가는 SK텔레콤 1조2185억원, KT 9680억원, LG유플러스 8095억원이다. 800㎒씩 할당받기로 한 28㎓ 대역의 경우 낙찰가는 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으로 결정됐다.

약 4조원 이상의 비용이 투자되는 만큼 5G 준비 과정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5G 투자 부담을 줄이고자 ‘필수설비 공동활용’을 추진 중이며, 현재 이용대가 산정 등 과정만이 남았다. 통신 3사의 5G 장비업체 선정 결과도 최대 관심사였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장비업체 선정 과정에서 국내 여론에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등을 주축으로 화웨이 통신장비에 정보유출 우려가 제기돼서다.

과거 4G LTE망 구축 당시에도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장비와 함께 가성비가 큰 것으로 알려진 화웨이 통신장비를 이용했다. 5G에서도 화웨이와의 파트너십은 지속된다. LG유플러스는 국제인증기관의 검증결과를 조만간 공개하는 등 화웨이 장비 이슈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SK텔레콤과 KT는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의 통신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5G가 성장동력, VR 등 킬러 콘텐츠 ‘사활’

초기 5G는 모바일 라우터를 활용한 B2B(기업간거래) 서비스 중심이다. 5G 전용 단말은 내년 3월 출시될 예정이며 현재 통신 3사가 주력하는 B2B 서비스는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이다.

SK텔레콤은 공장 생산라인에 5G를 적용, 각 모듈의 자동화 컴포넌트(센서, 제어기 등)를 무선화하는 데 돕고, 5G 소형 자율주행 로봇을 통해 사람과의 협업도 추진한다. AR(증강현실)을 활용한 스마트 기기와 고성능 AI(인공지능)를 기반으로 한 품질관리 머신비전 도입도 협의 중이다.

KT도 AI 로봇 ‘로타’ 등에 이어 B2B 협업 영역을 확대해나간다. LG유플러스도 ‘LS엠트론’에 ‘5G 원격제어 트랙터’를 제공하며 5G 상용 서비스에 나섰다.

진정한 5G 상용화는 내년 단말 출시에 따라 흥행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는 B2C(기업과소비자간거래) 서비스를 위해 VR(가상현실)을 엔터테인먼트 요소와 결합, 킬러 콘텐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소셜VR’과 KT의 ‘기가라이브TV’, LG유플러스의 ‘U+아이돌라이브’ 등이 그것이다. 내년 해당 서비스를 주축으로 마케팅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통신 3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안전한 통신환경 구축에도 고삐를 죈다. 지난달 발생한 KT 아현국사 화재에 따른 여파다.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기지국(무선)은 2833개며 유선전화는 23만2000회선, 인터넷은 21만5000회선이다. 통신 서비스 장애와 함께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넷째 주 주말 마포구와 서대문구 내 카드결제액(BC, KB국민, 신한, 삼성카드)은 약 538억9563만원으로 전주 주말보다 30억58만원(5.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통신 재난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드러나며, 현재 통신 3사는 전사 차원에서 네트워크 품질 및 국사 안전관리 체계를 손보고 있다. 내년도에는 통신 3사의 안전 역량이 강화되길 기대해 본다.

통신 3사는 5G로 본격 전환되는 내년을 수익 개선의 모멘텀으로 삼을 전망이다. 5G 요금제 등 수익모델 구축에 대한 전략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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