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 해외 생산 확대…통상대응 조직 신설
세아베스틸, 해외 車업계 접촉…품목 다변화 추진

이태성 세아베스틸 부사장(왼쪽)과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지난 7월 세아제강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세아그룹은 이태성 부사장의 세아베스틸, 이주성 부사장의 세아제강 독립 경영 체제로 변화했다. 3세 부사장들의 권한이 확대됐지만 업황이 악화되면서 내년은 경영 자질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태성 부사장은 상속세를 완납, 그룹 승계를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 또 이주성 부사장은 자사 우호 지분율을 확대하면서 승계 구도를 확정했다.

이에 본격적인 3세 사촌 경영 체제에 나서고 있지만 세아그룹의 내년 전망은 녹록치 않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세아제강이 미국발 무역규제의 타격을 받고 있고,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의 특수강사업 확대로 인해 내수 점유율이 하락 중인 것이 문제다.

◆ 세아제강, 해외 생산 확대…통상대응 조직 신설

세아그룹의 모체인 세아제강은 통상 대응이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해외 현지 생산량 증대와 무역 통상 관련 부서 신설에 나서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문은 송유관, 유정관 등 에너지용 강관의 판로 다변화와 통상 대응이다.

미국의 철강 쿼터제 적용으로 지난 3분기 세아제강지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243억원에 그쳤다. 자사 생산법인이 15억8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지 않다.

미국이 관세를 높일 것을 우려해 지난 4월까지 미국향 수출을 크게 늘렸지만 미국이 예상을 깨고 쿼터 카드를 꺼내든 것이 타격을 줬다. 올 하반기 에너지용 강관의 판매가 크게 줄면서 실적이 악화됐고, 미국의 철강 가격 상승의 수혜도 누리지 못했다.

새로운 판로 개척 또는 내수 점유율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분명 한계는 있다.

이에 세아제강은 미국 현지법인 SSUSA의 생산능력을 보다 높이고, 베트남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등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다.

먼저 이뤄진 결정은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자사 생산법인 SSUSA(SeAH Steel USA)의 설비 증설이다. 약 2500만 달러(한화 약 280억원)를 투자해 설비능력을 25만톤(현 10만톤)으로 늘린다. 상업 생산 목표 시기는 2020년 1월이다.

베트남 공장 증설을 통해 동남아시아 수요 증대에도 대응한다. 내년 3월까지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소재 제2공장 세아 스틸 비나(SSV) 증설을 완료해 생산 능력을 연 31만15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의 현 생산량은 연 24만톤 수준이다.

냉연 가공업체인 세아씨엠은 가전용 강판의 판매 비중을 늘리고, 제품의 수출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1~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지 않다.

각국의 무역 장벽에 선 대응하기 위한 조직도 신설된다. 세아제강은 올 초 통상전략실을 신설했고, 세아홀딩스 역시 지주사 차원의 전담조직을 꾸릴 예정이다.

◆ 세아베스틸, 해외 車업계 접촉…품목 다변화 추진

세아베스틸은 대대적인 사업 방향 수정 및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현금 창출 능력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꼽혔지만 현대제철 당진 특수강 물량이 본격 가동되고,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이 재편되면서 타격을 받았다. 지난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5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에 내수 판매를 줄이고 글로벌 판매를 늘리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10여개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진행했고, 각 업체들을 통한 시제품 테스트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판로는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OEM 업체로 정했다. 또 마케팅 강화를 위해 2016년 3월 세아베스틸 북미 판매법인 SGI를 설립했고, 태국 및 독일 지역에도 판매법인을 만들었다.

자동차용 특수강 분야의 비중을 낮추고, 상품 구성을 다양화 하기 위한 '6대 특수강 특화제품'개발도 진행한다.

연내로 6대 특수강 제품은 고청정 베어링강, 열처리 저변형강, 내마모강, 고충격 인성강, 저이방성강, 무결함봉강 등을 개발해 사용자 요구에 맞춘 상품들을 내 놓을 예정이다.

다만 글로벌 업계의 자동차용 철강재의 요구 사항이 다양하고, 품질에 대한 조건 또한 높아 실적 개선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품목 및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은 내년 초 통상전략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자동차용 강판이 내수 시장 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판매를 늘리는 등 최고 경쟁력을 갖은 것을 세아베스틸도 참고할 것"이라며 "다만 업계의 요구가 다양하고, 이에 대한 인증 획득 기간도 길어 실적 개선 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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