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전국장애인위원회와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 비하와 모독 발언에 대한 사과와 당대표직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2018.12.30./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을 비롯한 각종 구설수에 오른 것에 대해 야당이 총공세에 나섰다.

지난 28일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축사에서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는 말과 함께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발언해 장애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이같은 논란에 이날 저녁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에 대해 공세를 벌이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너나없이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고, 그 말과 행동이 비롯되는 생각을 조심해야 한다”며 “정치지도자는 더 말할 필요도 없고”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 “언젠가는 스스로 드러내게 된다”며 “머릿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말과 행동이 되어 밖으로 나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심을 하다가도 무의식 중에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나온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그 사람의 정치적 운명까지 바꾸어 놓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처 수상의 아버지가 그 딸에게 늘 해 주던 말을 언급하며 “'생각을 조심해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해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해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해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해라. 운명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닌 만큼 이 대표의 삐뚤어진 인식과 성품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며 “정치권의 수치의 표상인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이 대표의 실언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며 “민주당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하지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도 지난 29일 “‘장애인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는 이해찬 대표의 사과문은 문제 인식의 출발에서 심각함을 더한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어느 사람들이 장애인 위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장애인을 폄하할 의도로 참여하고 발언하겠는가”라며 “해당 발언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이 아니라 ‘정확하게 비하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이해찬 대표의 사과문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변명문에 불과하다”고 힐난했다.

한편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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