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 보내왔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 보낸 친서. 2018.12.30./사진=청와대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깜짝 연말 친서를 보내면서 내년 남북미의 관계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새해를 이틀 남긴 지난 30일 문 대통령에게 보내온 친서를 보내왔다. 당초 30일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예측하기도 했지만 그 대신 친서가 전해졌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북한 김 위원장이 오늘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리 예고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히며 향후 추가적인 내용 공개에 대해서는 “추후에 공개할 만한 내용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의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며 “김 위원장은 이어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ㆍ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남북 두 정상이 3번씩이나 만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뤄냈고,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했다는 점을 담았다.

김 대변인에 의하면 김 위원장은 또 서울 답방이 성사되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등 향후 상황을 주시하는 가운데 서울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친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서울 답방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 내용이 담겨있어, 이를 둘러싼 의구심도 잠식됐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신년사 역시 기대가 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협조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만약 이렇게 될 경우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급물살을 타게 되면서 남북미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또 신년사에 김 위원장 서울 답방 관련 내용 포함 여부 역시 주목된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후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과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번 천명해줬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김 위원장의 뜻이 매우 반갑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서로의 마음도 열릴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우리의 마음은 결코 변함이 없다”며 “연내 답방 연기가 궁금했던 우리 국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되었을 것이다.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며, 새해에 다시 만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친서는 우리 나라 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더힐과 해리스X가 지난 19~20일 미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응답자의 22%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올해 미국인들이 뽑은 최대뉴스로 선정됐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27일 보도했다.

당연히 외신들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한 사실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다루며 관심을 보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내년도 평화를 위한 희망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 비핵화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계속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가 나왔다”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블룸버그통신도 김 위원장의 친서가 “북·미가 화해 모드를 이어갈지 아니면 대결 국면으로 회귀할지에 대한 신호를 보내게 될 신년사 발표에 며칠 앞서 전달됐다”고 강조했다.

CNN은 "내년에 다시 문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은 미국 워싱턴에도 친서 수준의 메시지를 이틀 전인 28일쯤 발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 간에도 대화 채널이 있고 그 채널을 통해 활발히 소통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또 "해당 시기가 28일로 나와 있던데, 시점에 대해서도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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