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과 부인 이순자 씨가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주민센터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2017.05.09./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가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것에 거세게 비판했다.

이 여사는 지난 1일 한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 하지 않느냐"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정현 민주평화당은 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라니 신년 벽두에 이 무슨 망언인가”라며 “해외 토픽에 나올 일”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용납할 수 없는 작태다”라며 “5·18 진상 규명에 앞장서서 협조해도 모자랄 판에 5·18 단체들과 광주시민을 정면으로 모욕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 대변인은 “5·18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자유한국당의 비협조로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은 5·18 진상규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실성에 가까운 망언"이라며 "이런 해괴망측한 망언이 여과 없이 보도되는 게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설 최고위원은 "전 전 대통령 만행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라며 "인간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이같은 말을 해서도, 이런 태도를 보여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 앞에 나와 석고대죄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은 발언을 일삼는 괴수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특히나 설 최고위원은 "많은 국민들이 용서한 것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때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노영관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을 상대로 온갖 만행을 자행한지 40여년이 지났지만 일말의 반성도 없이 변함없는 뻔뻔함은 따를 자가 없음이 분명하다”며 “이순자 여사는 어불성설을 그만하고 참회와 속죄의 길을 걷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노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8월 알츠하이머 투병으로 첫 공판에 불출석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온갖 위헌·불법적 만행도 알츠하이머 투병 탓에 깨끗이 잊고 민주주의의 아버지라 주장하는 것인가”라며 “건강상태를 앞세워 재판과 증언을 피하며 진정한 민주주의를 꿈꾸고 기대하는 국민 앞에 함부로 민주주의 운운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같이 여야 4당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공식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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