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 총파업 예정…파업 시 고객 불편 초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본사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KB국민은행의 총파업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최종 결렬 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오는 8일을 1차 총파업일로 예고하고, 지난 2000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당시 파업에 돌입한 이후 19년 만에 파업을 앞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총파업을 나흘 앞둔 4일 경영진이 직원들의 파업 참여를 만류하는 영상을 방송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김남일 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 부행장을 비롯한 임원 16명은 파업 참여를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제작해 직원 컴퓨터에 방송했다.

김 부행장은 ‘KB 국민은행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3000만명의 고객, 이 소중한 고객과 함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리딩뱅크의 위상을 우리 스스로가 허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총파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잘못을 살피기 이전에 우리 안의 반목과 갈등을 스스로 풀어나가지 못해 오늘에 이르게 한 책임은 선배인 저희 경영진에게 있다”며 “오해와 불신은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와이즈넷(인트라넷)에 임단협 관련 쟁점에 대한 은행의 입장을 밝히겠다며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과 노조는 지난 9월 18일 이후 대표자 교섭을 포함해 약 15차례 만났지만 최종 결렬됐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2일에도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박홍배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만났지만 여기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성과급 지급, 페이밴드 적용, 임금피크제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규모와 피복비 지급을 놓고 사측과 큰 이견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평균 연봉 1억원에 육박하는 직원들이 거액의 성과급과 피복비 등을 명목으로 총파업까지 예고하자, ‘고객을 볼모로 한 직원 배불리기’라며 질타를 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개인고객을 보유한 국민은행이 파업에 돌입할 경우 고객들이 겪게 될 큰 불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측은 파업만큼은 막기 위해 끝까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허 행장이 휴일을 반납하며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협상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사 간 입장차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협상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라면서 “허인 행장이 지난 2일 시무식 후에도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를 만들고자 박홍배 노조위원장을 만나는 등 협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은행은 총파업에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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