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하에서 양대 노총 빠르게 규모 확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왼쪽)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한국노총의 조합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노총의 조합원 수도 90만명 수준에 도달하는 등 文정부하에서 양대 노총이 빠르게 규모를 늘리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조합원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101만6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산하 조직 보고를 토대로 한 것으로, 최종 집계는 다음 달 한국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 공식 보고될 예정이다.

작년 2월 한국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 보고된 조합원 수는 97만5574명이었다. 지난 1년 동안 4%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한국노총에 새로 가입한 조합원들의 면면을 보면 지난해 한국노총에 새로 가입한 포스코 노조만 7000여명에 달한다. 한국노총은 작년 9월 유명무실한 포스코 기존 노조를 재건하는 방식으로 조직화에 나서 급속히 조합원을 확대했다. 포스코 노조는 사측과 교섭할 대표 노조 지위도 확보했다.

한국노총 산하 LG전자 노조에도 지난해 3500여명이 새로 가입했다. LG전자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통해 전국 서비스센터 130여곳 노동자 3900여명의 직접고용을 끌어내고 이들의 상당수를 노조로 조직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2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200만 조합원 시대’를 목표로 내걸고 조직 확대에 역량을 집중했다. ‘미조직 비정규 사업단’을 확대 개편하고 비정규직 조직화 기금을 조성하는 등 비정규직 조직화에도 힘을 쏟았다.

한국노총과 함께 양대 노총을 이루는 민주노총도 오는 28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조합원 수를 약 90만명으로 잠정 집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민주노총 정기 대의원대회에 보고된 조합원 수는 70여만명으로 한국노총보다 더 큰 폭으로 조합원 수를 늘린 셈이다.

민주노총은 전교조 등 해고 조합원의 복직 등을 가정할 경우 전체 조합원이 약 98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노조 가입과 활동의 자유를 확대하면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노조 조직화는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대 노총이 빠르게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국내 노조 조직률은 2017년 말 기준으로 10.7%에 불과하다. 노조 조직 역시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중·소규모 사업장의 노동자는 여전히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단결권 행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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