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지난해 실제 아동 학대 사건을 다뤘던 영화 '미쓰백'으로 배우 한지민은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극찬을 듣게 됐다. 다소 불편 할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를 덤덤하게 스크린 속에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지민은 미쓰백 출연 계기에 대해 "작품마다 선택을 하게 되는 계기는 다르지만, 미쓰백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게 되었을 때 영화 한편을 본다는 느낌보다는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참혹한 가정학대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참혹한 현실이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 1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4살 여아가 학대 끝에 숨진 채 발견됐고, 가해자인 어머니는 구속됐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30대 어머니 이씨는 아이가 새벽에 바지에 소변을 봤다는 이유로 화장실에 4시간 동안 가둬 숨지게 했다. 

새해 첫날이었던 이날은 최저기온이 영하 10도에 가까웠던 엄동설한의 날씨였다. 

경찰 부검 결과 아이의 머리에서 피멍이 든 흔적이 발견됐고 이로인해 발생한 뇌출혈이 1차 사망원인으로 추정됐다. 

아이의 어머니 이씨는 극구 부인하다 부검결과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 저녁의 일들을 털어놨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가 잠들기 전 프라이팬을 이용해 머리를 때렸다는 것. 

아이가 발견될 당시 몸 곳곳에는 피멍과 화상 등 여러 상처가 발견됐다. 또한 체격 역시 또래 아이들에 비해 현저히 왜소했다는게 경찰 관계자 전언이다. 

문제는 아이를 대상으로 이뤄졌던 아동 폭행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혼을 한 이후 홀로 삼 남매를 키웠던 어머니 이씨는 이전에도 아동학대 의심 대상자로 올라온 상태였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임시 방편으로 임시보호시설에 맡겨졌던 아이는 결국 또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결국 싸늘한 죽음으로 발견된 아이는 다시는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됐다. 

보다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분노가 공존하는 이유는 뭘까.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아동학대 사망자는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7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사망 아동 171명 중 40%인 68명이 학대에 저항이 사실상 불가능한 영아였던 것으로 알려져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매 번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충격에 휩싸이는것은 일반인들의 몫이다.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관리 및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은 미래의 큰 자산이다.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가 밝은 사회의 첫걸음인 이유기도 하다.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부 차원에서의 '아동학대 근절' 방안에 관한 명확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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