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영업익 10.8조…전년比 28.71%↓
삼성전자 “올 하반기 회복 전망”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고은별 기자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냈다.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고점 논란을 현실화 했다.

8일 회사 측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65조9800억원) 대비 10.5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15조1500억원)와 비교해 28.71% 줄어든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87%, 38.53% 줄었다.

4분기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반도체 사업은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도 지속세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9월 8.19달러에서 11월 7.19달러로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가 하면, 낸드플래시도 같은 기간 5.07달러에서 4.47달러로 떨어지는 등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입혔다.

앞서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20%가량 감소한 13조50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다 오히려 20% 더 떨어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대외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으로 4분기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 및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속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수요가 당초 예상 대비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메모리 출하량은 3분기 대비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 심화도 4분기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별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도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의 경우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 성장이 둔화됐다”며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 정체,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은 올 상반기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메모리 사업은 성수기 영향 속 신규 CPU(중앙처리장치) 확산 및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고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측면에서 기술 난이도 및 Capital Intensity(자본집약도) 증가 등 공급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OLED 패널의 스마트폰 탑재 응용처를 확대 추진하고 무선 사업은 폴더블·5G 모델 출시 등을 통해 기술 혁신을 주도할 방침이다. 중저가 단말의 스펙 강화도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5G·AI·전장 사업 등 대응을 위한 칩셋·OLED 등 부품기술 강화 및 폼팩터 혁신, 5G 기술 선도 등 사업 경쟁력 강화를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연간 기준 삼성전자는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239조5800억원) 대비 1.64%, 영업이익은 전년(53조6500억원) 대비 9.7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 60조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는 무산됐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과 관련해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빗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율)가 수요 둔화로 인해 분기 초 가이던스(D램 +5%, 낸드 +8%)를 크게 하회(D램 –15%, 낸드 –10%)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 또한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모바일 사업 부문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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