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냉연제품 / 사진 = 포스코

[월요신문=김덕호 기자] 유럽연합(이하 EU)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한다고 밝히면서 포스코의 판재류 판로 확대에 경고등이 켜졌다. 또 내수 시장에서의 수요 부진, 중국의 철강 생산 증대 등 악재가 더해지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럽시장은 포스코산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등 판재류 수출이 집중된 시장이다. 그러나 최근 EU가 2015년~2017년 평균 수출량의 105%로 수출량을 제한했고, 한국을 특정한 국가별 쿼터를 적용하면서 수출량이 한정됐다.

악재는 또 있다. 캐나다, 터키 등 주요 수출국들 역시 무역장벽을 준비하고 있고,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의 철강 생산량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로의 주요 수출품 역시 열연강판 등 판재류다.

이에 더해 중국의 수출 증대 가능성이 커졌고, 국내 수요 산업이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수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진할 수 있는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해야 하지만 내수 판매 가격이 국제 시세 대비 높다.  

특히 중국산 열연강판의 경우 지난 12월 기준 톤당 500달러 이하의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포스코산 제품과의 가격 차이를 100달러 수준으로 벌렸다. 냉연강판, 컬러강판, 강관 등 주요 강판 수요업체로서는 품질과 납기 문제를 고려해도 수익이 남는 가격이다.

이에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포스코 열연강판의 주요 수요 업체들을 비롯해 포스코 유통 대리점까지도 제품 구매를 줄이거나 계약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연강판 가격 인하 역시 여의치 않다. 최근 포스코는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수준 인하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시장에 적용되지는 않았다.

그간 시장에 판매된 포스코산 열연강판 재고가 적지 않고, 가격을 내릴 경우 유통업체 또는 하공정 업체 역시 큰 폭의 재고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시장의 가격 인하 요구가 보다 거세질 경우 적지 않은 폭의 제품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의 경우 포스코산 열연을 선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수기인 현 시점에는 이 가격으로 구매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수 강종이 아니고서는 중국산, 일본산 등 대체재가 많고, 가격도 좋아 업체들이 구매선을 다양화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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