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30분 배송 주목 

새해부터 유통업계는 배송 전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모두 잠든 밤 유통업체들은 배송 전쟁 중” 

새해부터 유통업계는 배송 전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경쟁이 심해지고, 상품만으로는 변별력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또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장소로 더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지 ‘빠른 배송’도 핵심 관건이 됐기 때문이다. 

소비자 편리함이 상승했다는 긍정적 반응도 나오지만, 배송 품질을 높이는 데 상당한 비용과 역량이 필요한 만큼 이 같은 배송 전쟁이 유통업계에 어떤 파장으로 다가오게 될지 더 큰 관심이 집중된다. 

◆ 업계 경쟁 가열 ‘후끈’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로 확대된 배송서비스 경쟁은 치열한 상태다.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 대형마트, 오픈마켓, 백화점, 홈쇼핑 등까지 배송 전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우선 롯데마트는 매장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모바일로 상품의 QR코드를 스캔한 후 결제 시 3시간 이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보다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이르면 내달 또는 3월부터 ‘30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고객이 웹사이트 또는 현장 QR로 주문할 경우 즉시 담당자가 피킹(물류센터에서 주문 제품을 꺼내는 작업)한 뒤 오토바이 퀵 서비스를 통해 최대 30분까지 배송한다. 이는 기존 다른 고객들의 주문상품을 취합해 배송차량에 함께 실어 보내는 과정을 단축한 것이다. 

30분 배송은 현 유통업계를 통틀어 최단 기간 배송서비스로 알려졌다. 현재까진 서울 잠실과 금천 지역이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최소 주문액이나 배송료, 향후 확대 범위 등은 미정이다. 

대형마트의 경우 당일 배송서비스와 함께 지난해부터는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를 통한 새벽배송 서비스에 나선 상황이다. 국내에 새벽배송이 본격 시작한 기업은 지난 2015년 창업한 스타트업 마켓컬리로, 당시 업계 큰 주목을 받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 새벽배송 서비스인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했다. 이마트몰을 통해 전날 오후 6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6~9시 혹은 오전 7~10시 두 가지 시간대에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 또한 지난해 2월부터 서울 서초와 강남, 용산, 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시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당일배송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개별 점포를 자체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올해는 이를 더 확장해 새벽배송 또는 배송속도를 대폭 줄인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트 역시 올해 하반기 가동 예정인 4번째 온라인물류센터 ‘네오 003’를 통해 배송속도와 품질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국내 새벽 배송시장 규모가 올해 4,000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새벽 배송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배송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온라인 업체들의 강한 추격에 밀리지 않기 위한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14년부터 로켓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지난해 12월부터 1만 9800원 이상 구입해야 가능했던 로켓배송 상품에 대한 최소 주문한도를 없애 눈길을 끈다. 

또한 배송의 품질도 업그레이드하고 그동안 하루 걸리던 로켓배송 시간을 반나절로 단축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밤 12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문 앞에 가져다주는 ‘새벽 배송’도 최근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 25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배송서비스 강화에 업계는 기대감이 높지만, 이 같은 배송처리를 해야 하는 택배 인력들은 일부 애로를 토로하고 있다. ‘인력 부족’이 이들 주장의 골자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